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1
아이에게 밥을 떠먹였을 작은 숟가락. 아이가 밥풀 흘리며 밥을 떠먹었을 작은 숟가락. 아주 우연히 집어 든 그 작은 ‘밥숟가락’. 아이는 훌쩍 커서 집에도 없고, 아빠는 그 작은 밥숟가락으로 커피를 홀짝홀짝 떠먹고 있습니다. 아빠는 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숟가락
가루 커피를 타며 무심히 수저통에서 제일 작은 것이라고 뽑아들어 커피를 젓고 있는데 가만 보니 아이 밥숟가락이다 그 숟가락으로 일부러 않던 버릇처럼 커피를 홀짝 떠삼킨다
단가 쓴가
가슴이 뻐근하다
빈집에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신다
발치에 와 있는 햇빛
커피 한잔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