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3
내가 힘들어 할 때, 기별도 없이 찾아와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이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나만 외로운 것 같고 나만 쓸쓸한 것 같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내려앉아 내 곁에 있어주는 조용한 저녁.
조용한 일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