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9
엄마 아빠라는 집보다 더 따뜻한 집이 있을까요. 그 밤, 엄마 아빠가 온기와 사랑을 더해 지은 집에 들어 쌔근쌔근 곤한 잠에 들었을 아이는 어떤 꿈을 꾸었을까요. 문득 엄마 아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잠을 자던 때, 아득해집니다.
입주
친구들은 다 아파트로 이사가는데
우리는 언제 이사갈 거야 아빠! 하며
대들던 녀석이
그날밤
둘 사이에 끼여들었다
물난리 후 처음으로
아내와 집 한채 짓고 싶은 밤이었다
녀석을 가운데 두고
셋이서 한몸이었다
그렇게라도 아쉬운 대로
집 한채 지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