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2
백반집이나 찌개 전문점 정도 될까요? 추운 겨울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나온 밥에 사람들이 손을 올려 온기를 더하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공손한 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으로 군더더기 없이 따뜻한 시인데요. 시를 읽는 사람까지도 공손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손한 손
추운 겨울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밥이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