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4
사랑이란 뭘까요? 행복이란 뭘까요? 하나 아빠 임동일 씨에 의하면 사랑은 ‘손쉬운 케이크 사기를 거부하고 굳이 생크림 생일케이크를 만드는 불편한 고집’이고, 행복은 ‘나에게만 열리는 창문 같은 존재와 힘껏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군요. 하나도, 하나 아빠도 오래오래 사랑하며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이들의 사랑과 행복을 전해준 엄원태 시인과 이 시를 읽는 그대들도.
임동일
임동일(39)은 총각 아빠. 하나(6)는 그의 입양아들. 그의 ‘하나’이자 전부, 하나님이다. 하나 앞에서, 그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 오로지 하나밖에 없기 때문, 그도 하나인것.
한 시간 저은 생크림이 실패작으로 돌아간 늦은 밤, 그는 손쉬운 케이크 사기를 거부하고 굳이 생크림 가루를 사와서, 다시 직접 저어 생일케이크를 만든다. 그런 불편한 고집이 사랑이란 것을 아는 까닭이다.
아침마다 어김없는 밥 먹이기 전쟁, 께적거린 밥, 국에 말아먹기로 져준다. 어린이집 차까지 달리기 전쟁은 힘껏 함께하는 순간이어서 행복이다. 자폐아인 하나에게 동일씨는 세상의 모든 것. 그에게만 열리는 창문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