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2
그러게요. “물방울은 왜 모여지는 것이 아니라 맺혀지는 것일까”요. 문득, 마음 깊은 곳까지 ‘맺힌다’는 말을 가져와 대고 보니, 일순간에 먹먹해집니다. 맺힌다는 것은 마음속에 도무지 잊히지 않는 무엇인가가 응어리져 남아 있다는 것. 문득문득, “맺힌다는 그 말 속에 들어 있는 단단한 뼈 같은 마디들” 끝이 둥글둥글 만져집니다. “얼마나 사무쳤기에 저리도 둥글어진 것이냐.”
물방울
물방울은 왜 모여지는 것이 아니라 맺혀지는 것일까? 맺힌다는 그 말 속 들어 있는 단단한 뼈 같은 마디들에 대하여 생각해보면, 하나의 맺힘이 있기까지 그 오랜 습기의 기억들은 어느 바람 속, 어느 쓸쓸한 저녁의 이름으로 돌아온 것일까. 얼마나 사무쳤기에 저리도 둥글어진 것이냐. 물방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죄다. 그러므로 사랑은 물방울이 다른 물방울을 만나는 것처럼 그런 것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