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3
‘뭐가 그리 급해서 저리 뛰어가나?’ 지하철역 개찰구를 지나 승강장 쪽으로 뛰어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는데요. 지금은 저도 결코 밀리지 않는 날다람쥐가 되어 있습니다. 지각할 것 같거나 약속시간에 늦을 것 같은 날에는 왜 지하철이 늦게 올까요. 유독 지치고 피곤한 퇴근길에 왜 지하철은 늦게 올까요. 지하철이 먼저 도착한 건너편의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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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사람들은 전부 행복해 보인다
그쪽 전철이 먼저 도착했으니까
이쪽 인생들이 모두 처연하다
저마다 시꺼먼 지옥을 품고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