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4
5월은 가정의 달인데요. 신미나 시인의 「신부 입장」을 읽다가 저 혼자 먹먹해져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혹여, 그대도 저처럼 울먹울먹 젖어 있다가 눈가를 훔쳤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오월엔 엄마 아빠 손을 꼭 잡아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아빠 손을 잡을 수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신부 입장
날계란을 쥐듯
아버지는 내 손을 쥔다
드문 일이다
두어 마디가 없는
흰 장갑 속의 손가락
쓰다 만 초 같은 손가락
생의 손마디가 이렇게
뭉툭하게 만져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