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2
아침에 끔뻑끔뻑 눈을 떴을 때 사랑하는 이가 말똥말똥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양쪽 어깨에 번갈아 얼굴을 묻으며” 안겨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사랑해, 양팔을 벌려 사랑하는 이를 힘껏 안는 일로 아침을 열면 얼마만큼 상큼할까요? “호 호 호 호이오” 마구 상쾌해지고 마구마구 향기로워지는 주문을 걸듯 양애경 시인의 「봄 아침」으로 삼월 처음시 문을 열어봅니다. 자 그럼, 미세먼지를 뚫고 사랑스러운 봄으로요!
봄 아침
새벽 잠자리에서
반쯤 깨어
양쪽 어깨에 번갈아 얼굴을 묻으며
누군가
안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호 호 호 호이오
휘파람새가
노란색 장미 꽃잎을
수없이 감았다가 펼쳐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