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9
지난해는 권태응 탄생 100주년이었습니다. 작년 연말에 나온 『권태응 전집』을 단숨에 읽으면서 맑고 아리고 아름다운 시인의 삶에도 매료되어 오래 빠져나오지 못한 기억이 선명한데요. 우리말의 맛을 간결하고 말끔하게 살려 더욱 좋은 「여름과 겨울」을 음미하면서 항일 독립운동을 하다 투옥되고, 이 때문에 깊은 병이 들어 34세에 요절하고만 이 동시인을 오래오래 품어주시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여름과 겨울
더운 더운 여름엔
치운* 겨울 더 좋고.
치운 치운 겨울엔
더운 여름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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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운: 추운(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