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
병아리를 키워본 적이 있나요? 좀 슬퍼요. 아이들이 건네는 500원이 생명값이라니! 병아리이든 강아지이든 고양이이든 키우던 동물이 죽어 먼 곳으로 갔을 때 들었던 마음을 한번 적어볼까요?
계란만한 병아리들
꽃샘바람이 불면서
올해는 화곡초등학교 앞에 나타났다.
삐악삐악. 사과상자에서 울고 있는 노란 병아리들. 교문을 뛰쳐나온 아이들이 에워싼다. 아들 친구들은 앞다투어 “자요, 500원” “여기요, 500원” 날아갈 것 같은, 산수유꽃 병아리를 들고 사라진다. 생명 하나 값 500원. 500원 생명에
아이들은 이렇게 봄마다 속는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연기 같은 저 병아리를 어찌 사지 않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