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6
아랫녘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해도 상관없어요. 그저 서툴게나마 말맛을 살려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시인이 왜 ‘아름다운 위반’이라는 제목을 떡하니 붙여놨는지 알게 될 거예요. 눈 어둡고 무릎 아픈 노인을 위해 버스 노선을 이탈하는 기사가 기분 좋게 아른거려 올 거예요.
아름다운 위반
기사 양반! 저짝으로 조깐 돌아서 갑시다
어칳게 그란다요 뻐스가 머 택신지 아요?
아따 늙은이가 물팍이 애링께 그라제
쓰잘데기 읎는 소리 하지 마시오
저번챀에 기사는 돌아가듬마는……
그 기사가 미쳤능갑소
노인네가 갈수록 눈이 어둡당께
저번챀에도
내가 모셔다드렸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