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7
요사이, 달을 본 적이 있나요? 달은 밤마다 우리 곁으로 오지만 정작 우리는 달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이 분주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시인은 어떻게 가재를 보는 맑은 눈을 갖게 되었을까요. 가재 말고 또 뭐가 보이는지, 오늘밤엔 꼭 달을 유심히 바라봐야겠습니다.
산마을엔 보름달이 뜨잖니
봐라, 저 달 표면을 기어가는 가재가 보이잖니?
빛이 맑으니 구름도 슬슬 비켜가잖니
가볍게 가볍게 떠오르잖니
저기 어디 탐욕이 서려 있고, 피가 흐르고 있니?
그저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채 산천을 끌어안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