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8
‘석유장수’라는 말도 ‘대두병’이라는 말도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데요. 중학교에 올라갈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이 시골학교 아이들을 밤 교실에 모아놓고 부족한 공부를 좀 시키는 것 같기도 한데요. 그때 그 시절 ‘변소’는 얼마나 멀고 무서웠기에 교실 뒤편에서 대두병에 오줌을 누었을까요.
석유장수
6학년 때 추운 밤
과외공부 하는데
교실 뒤켠에서 무슨 소리 들립니다
석유장수 기름 따르는 소리 비슷합니다
선생님이 고개를 갸웃하시며
누구여?
변소 가기 겁난 친구
일 보자고 대둣병에 집어넣은 것이 그만
통통해져 빠지지를 않습니다
큰일입니다
다가오신 선생님께
엉거주춤 알밤 두어 대 얻어터지니
그제야 비로소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