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회 만해문학상 최종심 대상작 그 네 번째 작품 『사랑은 탄생하라』를 소개합니다!
1992년 데뷔한 이래, 한국 현대시의 전위의 한 축을 담당해온 이원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애플 스토어-밤낮-쇼룸-큐브-밤낮없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지는 다섯개 장에 시 61편을 묶은 이번 시집에서 이원은 삶에 내재한 죽음과 고독의 심연을 외면 없이 직시하며 지극한 슬픔과 절망, 고독으로 침잠하게 되는 그 순간을 자신만의 시적?언어적 방식으로 깊게 애도하고, 이 슬픔의 경계를 지나 새로운 꿈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사랑의 가능성을 노래하고 있다.
사람은 절망하라
사람은 탄생하라
사랑은 탄생하라
우리의 심장을 풀어 다시
우리의 심장
모두 다른 박동이 모여
하나의 심장
모두의 숨으로 만드는
단 하나의 심장
우리의 심장을 풀면
심장뿐인 새
-「사람은 탄생하라」 부분
[예심평]
『사랑은 탄생하라』는 슬픔을 온전히 거두어드리기 위해 애쓴 흔적이 가득한 시집이다. 그 슬픔의 목록이 무엇이라고 특정하기는 힘들지만 확실한 점은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회피할 수 없는 슬픔의 사건(세월호)이 함께 용해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시집은 슬픔으로 인해 무릎이 꺾인 사람이 다시 제 힘으로 일어서는 과정을 곡진하면서도 과장된 감정의 누설 없이 그려낸다. 제 힘으로 일어선다고 말했지만 고통에 빠진 사람의 손을 마주 잡아주는 사람의 감각 또한 이 시집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범박하게 말해 ‘힘을 모아 슬픔을 극복한다’는 말이 어떤 감각들과 상상력에 기댈 수 있는지 이 시집은 증언한다.
[저자 소개]
이원
1968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와 동국대학교 문예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1992년 계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시간과 비닐봉지」 외 3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불가능한 종이의 역사』가 있다. 현대시학작품상, 현대시작품상, 시작작품상, 시로여는세상작품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