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가장 무더운 날, 우리는 춤을 추기 위해 만났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맥주를 마시며 쓸데없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누군가 자꾸 일어나 자신이 개발한 춤을 보여준다.
서둘러 계산하고 클럽으로 향했다.
밤 10시가 넘었지만 여전히 무덥다.
열대야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르겠다.
벌써 열흘째 맨바닥에서 자고 있었다.
등이 아픈 것도 이제는 적응이 되었다.
클럽으로 향하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이번주에도 우리는 열심히 일했다.
거대한 에어컨 두대가 가동 중이었다.
입구 오른편에는 디제이부스와 바가 있다.
자리를 잡고 메뉴를 훑는다.
첫잔이 비워지기도 전에, 우리 중 춤을 가장 잘 추는 누군가 홀을 점령한다.
감탄하며 그녀의 춤과 함께 어깨를 들썩인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번째 디제이였으리라.
자정이 넘자 두 어깨가 바닥으로 가라앉는 듯했다.
취기가 오르니 덥고 습한 지하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디제이부스를 지나치는데 어떤 노래가 막 시작된다.
‘어라? 이 노래 뭐지?’
모두에게 외치며 신이 나서 껑충껑충 뛰었다.
디제이는 작정한 듯 신나는 곡들을 연달아 리믹스했고
나는 그녀에게 맥주를 한잔 샀다.
그해 가장 무더운 날,
에어컨 바로 앞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땀을 뻘뻘 흘렸다.
피로를 단숨에 날려보내고 나를 다시 춤추게 한 그 곡은
스러져가던 체력으로 새벽까지 놀았는데 다음날까지도 열기가 식지 않았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위대함을 굳이 말하기 전에, 우리는 다음 춤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