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Souls at Night. 『밤에 우리 영혼은』(김재성 옮김, 뮤진트리 2016). 제목만 보고도 이 소설을 읽고 싶었고, 읽고 싶어 하는 그 느낌 한 가운데 이건 좋은 소설일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있었다. 그리고 읽었다. 그리고 이렇게 이 소설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칠십대의 두 남녀. ‘애디 무어’가 오랜 이웃인 ‘루이스 워터스’의 집을 방문해 현관을 두드린다. 문 앞에 마주 선 둘. 애디 무어가 수줍게, 하지만 담담하고 용감히 밤에 함께 지내자는 제안을 한다. 말문이 막힌 루이스 워터스. 그러나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소설은 시작된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지금도 이 고요하고 뜨거운 이야기가 담긴 책장을 넘기던 순간을 기억한다. 참 이상하게도 오래 산 자들은 양념 없이 특별한 재료 없이 그 어떤 장식이나 새로움 없이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낸다. 어찌 이렇게 맛있는 맛을 냈느냐, 물으면 깊고 흐린 눈을 깜박이며 그러느냐, 하고 마는 노인들. 이 소설이 딱 그렇다. 이토록 멋진 연애소설이 어찌 이리도 심심하고도 맑을 수 있는가. 이토록 뜨거운 감정과 정서가 스민 문장이 어찌 이리도 부드럽고 단정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읽고 몇 명에게 독후감을 말했는데 대충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나는 어쩌면 이런 소설을 쓰고 싶었는지도 몰라. 언젠가 어떤 날에 반드시 이런 근사한 연애소설을 쓸 거야.” 그래서 당신은 궁금하겠지. ‘밤에 우리 영혼은’ 다음에 무엇이 오는지. 읽으면 알 수 있다. 반드시 알 수 있다. 밤에 우리 영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