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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책

    퇴근하고 한잔할까요?

    2019-02-12

    퇴근하고 한잔할까요?

    “마음이 사뿐해져서 당신을 읽었습니다”


    김현(시인)



    『디디의 우산』 황정은, 창비


    <문명: 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 이라는 사진 전시회를 보러 가는 길에 「d」(『디디의 우산』)을 읽었습니다. 불쑥 ‘합시다, 혁명.’이라는 어느 소설의 한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스타트업 기업의 현황(?)을 다룬 그 소설(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에는 혁명이라는 단어 대신에 ‘스크럼’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그때의 스크럼이란 하루에 15분 이내로 오늘 무엇을 할 건지를 이야기하는 회의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문명을 확인하러 가다가, 디디의 우산을 읽고, 일의 기쁨과 슬픔을 떠올리고, 혁명이라는 단어를 메모하기까지 제 머릿속에는 어떤 연쇄작용이 생겨났던 걸까요. 문명 사진 전시회에서 저의 흥미를 끌었던 건 ‘사망 추정’ 연작과 ‘가짜 휴가’ 연작이었습니다. 슬픔의 재현과 기쁨의 재구성이라고 할까요. 두 작품은 다른 방식으로 오늘날 문명의 비극을 보여주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내동댕이쳐진 인간 ‘dd’을 온전히 거두어 추모하는 인간 ‘d’의 일대기를 재현하기 위해 작가는 얼마나 오래 일의 기쁨과 슬픔을, 문명을, 사망과 휴가를, 사람이라고 불리는 이들을 생각했을까요.

    불현듯 시위대의 선두에 서서 있는 힘을 다해 이렇게 외치던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동지 여러분, 자 모두 일어나서 함께 스크럼을 짜고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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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김사이, 창비


    얼마 전, 20대 취업 준비생과 짧게 대화 나눌 일이 있었습니다. 곧 졸업을 앞둔 그는 본격적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전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모색 중이라고 하였습니다. 밝은 낯빛에도 불구하고 말 속에 그늘이 있었습니다. 자신은 분명 미래를 위하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자신이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치부한다는 것이지요. 불안하고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전하며,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중요한 게 아니냐고 항변했습니다.

    그런 이에게 저는 최근 제가 깨친 바를 넌지시 들려주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즐거움을요. 고요함 속에서 잠도 자지 않고, 음악도 틀어놓지 않고, 휴대전화도 들여다보지 않고 그저 방바닥에 등을 붙이고 누워 있는 일이 가져다주는 소박한 기쁨을요. “아무것도 안 하다 보면 대단한 뭔가를 하게 되지.”라는 ‘곰돌이 푸’의 말을 상기해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는 상태의 다름 아니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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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는 연습』 박성우 , 창비


    어느 날엔가 학창시절 유난히 눈을 좋아했던, 밤마다 집전화로 전화를 걸어왔던 이를 문득 떠올렸습니다. 무선 전화기를 들고 이불 속에서 밤이 깊도록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아름다운 글귀를 적어주기도 했고, 공카세트테이프에 노래를 녹음해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녹음과 정지 버튼을 번갈아 눌러가며 지새우던 그 밤은 참 더디 흘렀습니다. 그와 저는 그렇게 네 번의 계절을 둘도 없는 친구로 지냈으나 새로운 봄이 되자 각자 다른 반이 되어 서먹서먹해졌습니다. 청소년의 우정은 이토록 싱겁게 종료되기도 하지요.

    졸업하고 수년이 지난 어느 겨울엔가 불쑥 옛 연락처가 생각이나 그 친구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는 이제 어른의 목소리를 하고 있었고, 제 연락에 당황한 듯했습니다. 아마도 그는 저를 다단계 영업을 하는 동창쯤으로 여겼겠지요. 전화를 끊고 차창으로 눈을 돌렸을 때 눈은 내리지 않았고, 인생이 조금 시시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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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의 호위』조해진 , 창비


    어떤 소설은 우리 앞에 얼굴을 가져다 놓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얼굴이라는 산을 우리의 앞으로 옮겨 오지요. 그때 얼굴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응시해야만 하는 관념적인 능선임과 동시에 등반이라는 아주 적극적인 행위를 통해 비로소 짐작이 가능해지는 구체적인 이목구비입니다. 모든 문학은 아이러니하게 청유합니다.

    ‘멀리 있는 타자의 얼굴을 보세요, 가까이 있는 당신의 얼굴입니다.’

    명절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가는 시외버스에서 「산책자의 행복」을 읽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미영과 메이린이 서로를 호명하여 나와 너의 삶을 동시에 이룩하려 애쓸 때, 그 미약한 의지가 전해주는 긍지를 마음에 품으며 한참을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능선들을 응시하며 주먹을 쥐었다 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살고 싶어’ 라는 문장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내뱉는 얼굴이라니요. 가혹한 현실에서도 삶을 선택하는 것. 저는 인간의 품위를 끝까지 선택하려는 이 얼굴이 지금 우리의 얼굴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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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사람만 끼리끼리 먹는』 이현수, 난다


    까끌까끌한 현미밥에 삼삼한 나물무침을 넣고 고추장도 없이 슥―슥 비며 콩탕을 곁들여 먹다가 혼자 보기 아까워서 사진을 찍어 단체 채팅방에 올렸습니다. 친구들이 하나 같이 말했습니다.

    ‘절밥 좀 그만 먹어.’

    친구들은 아직도 맵고 짜고 단 음식을 좋아할 정도로 기운이 팔팔합니다. 저는 이제 팔팔한 기운과는 다소 거리가 먼 사람.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은은한 음식이 좋고, 요란한 음식보다는 정갈한 음식이 좋지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요리 비법’이라는 말이 언제부터는 이해가 되어서 저 역시도 집에서 음식을 해먹을 때면 되도록 양념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미각도 나이에 따라 변한다고 하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미원의 맛’을 으뜸으로 여기는 사람을 보면 어딘가 속없는 이처럼 보이다가도 그 천진한 입맛이 완성되기까지의 삶이 문득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요리는 원래 혹독한 것이다. 냉정하게 밑간하고 두 번 이상 뚜껑을 열지 말아야 국물 맛이 유지되는 것도 있다. 하여, 요리가 곧 인생이다.”라는 이현수 작가의 말을 읽다가 문득 요리가 인생이라면, 입맛은 생활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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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하고 강릉 갈까요?』 어반 플레이, 아르테


    육십 세에 가까운 나이가 된 한 연예인이 “올해는 적극적으로 여행을 다니겠다”는 새해 다짐을 이야기하며, 그때는, 어릴 때는, 젊을 때는, 뭐가 소중한지 모를 때는, 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걸 보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 더 나이를 먹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돌아다녀야 하는 건가, 당장 월차를 내고 집을 떠나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습니다. 언제쯤 월차를 내면 좋을까 일정을 점검하고, 숙박업소를 안내해 주는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적당한 숙소를 알아보고,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함께 떠날 사람을 물색하는 사이에 의지는 박약해지고 한계는 명확해져서 다음으로 여행을 미루었습니다…여행 뭘까, 생각하려는 차에 한 사람이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내일, 강릉 갈까. 그리고 강릉에 다녀왔습니다. 올해는 적극적으로 내일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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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지 않고 남겨두길 잘했어』 이유미, 북라이프


    어제는 홈쇼핑 채널을 보다가 ‘요술 세럼’이라는 말을 보았습니다. 바른 지 9초 만에 주름을 완벽하게 커버해준다는 세럼을 광고하기 위한 문구였는데요, 쇼 호스트가 9초의 매직이나 요술 세럼 같은 말만 했다 하면 방청객들이 어머, 와 하고 탄성을 내지르며 손뼉을 치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과연 자본이다 싶다가, 혼자서 요술 세럼이라는 말을 몇 번씩 되뇌어 보다가, 자동주문 번호를 누르고야 말았습니다. 마법과도 같았습니다. 요술 세럼을 받아든 고향의 어머니는 저를 철부지 자식이라고 여길까요, 어머, 와, 하며 기특한 자식이라고 여길까요. 후기는 다음 이 시간에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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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어슐러 K. 르 귄, 황금가지


    마흔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서른아홉이었으니 올해 마흔이 되는 일은 놀랄 일도 아닌데, 어느새, 하고 놀랐습니다. 돌이켜 보면 스무 살도, 서른 살도 다 어느새 왔다가 어느새 사라지곤 했습니다. 스물한 살부터는 스무 살을 생각하지 않고, 서른한 살부터는 서른 살을 생각하지 않다가 스물아홉이 되면 스무 살을 생각하고, 서른아홉이 되면 서른 살을 생각하고…이런 식이라면 마흔한 살부터는 마흔을 생각하지 않고 마흔아홉이 되어서 마흔 살을 생각하게 되겠죠…이런 식이라면 인간의 생애란 두 살부터는 생을 잊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지금까지의 생을 돌아보게 되는, 그저 ‘어느새’일 뿐. 공연히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저를 보고 짝꿍은 말했습니다. 마흔 다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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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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