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 지나고 철새가 날아간다
흐물흐물한 봄기운에 날갯죽지가 녹아내리기 전에 입안에 담아둔 얼음의 언어가 사라지기 전에
길을 통하여 우리는
길을 통하여 세상으로 나왔고 길을 통하여 사람들과 만났다 빛과 그림자를 보았고 눈물과 한숨을 익혔다
장마를 대비하는 봄의 자세
잡초를 뽑기 위해 일기를 쓴다 그러다가 이 풀도 어여쁘다 이것이 꽃일지도 모르지 나를 향해 귀 기울이는 빛과 함께 가만히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