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소원 있다면
제아무리 슬퍼도, 그렇지요 울지 않는 돌이 되는 겁니다
박규리 「소쩍새 우는 봄날에」
똑같은 하루는 없다
오늘이 참 소중하다고 말하면서 어푸어푸 세수를 하기도 하면서 다음 날이 왔다 어김없이
오은 「그렇고 그런 날」
나는 일찍이 나무의 제자였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을 견디는 스승의 푸른 잎새에서 인내와 감사의 깊이를 배웠다
정호승 「자작나무에게」
시는 정의할 수 없다
시는 계속 '시'라는 경계를 넘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으니까
권창섭 「꿈틀!」
사랑에는 우산이 필요없다
빗줄기가 알고 있는 당신의 어깨를 내가 모르니까 더 즐거운 것 같다
이근화 「비의 기록」
태어난 걸 축하해
사랑이 덤불을 이룰 때. 조금 더 함께하려고 뿌리째 힘껏 주먹을 쥔 나무와 서로 손을 뻗고 깍지를 낀 채 자라난 나무들 사이에서
김민지 「깍두기공책」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일
눈 뜬 아기가 흩날리는 꽃잎을 잡으려 손가락 열개를 펼치는 것은 좋은 일
곽재구 「좋은 일」
소라의 마음을 깨닫습니다
소라 팔며 자식 키우다 세월 끝나는 부모가 있으면 부모 맘 알려고 세월 끝나는 자식도 있을 테고요
허유미 「소라 맛 보려면」
우리는 서로의 힘 속에 있다
그게 꽃이든 사람이든 물이든 태양처럼 빛나는 게 있어. 이 저녁에. 돌은 빛을 받아 반짝인다.
채호기 「그들의 움직임은 각자가 아닌 서로의 힘 속에 있다」
나무는 숲으로 이어져
바다의 처음과 끝을 산맥으로 감싸지 않나 지구의 전구를 초록 영혼처럼 깜박깜박 밝히지 않나
박승민 「숲의 전구」
구두끈을 고쳐 맨다
벼랑에 서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금은 다 망가진 뿔로 구름을 들이받으려 했을까 곡선의 시간을 지나오느라 한쪽으로 기운 발굽을 쓰다듬었을까
유병록 「지붕 위의 구두」
잠과 꿈에 얽힌 이야기
모든 길을 다 돌아나온 뒤에야 알게 되었지 꿈의 길을 지나 잠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꿈은 잠에서 나오는 문이라는 것을
유혜빈 「Jazz Ch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