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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36

      목도리를 버스에 두고 내린 적이 있습니다. 먼 곳의 식당에 놓고 온 적도 있고, 어디쯤에서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른 적도 있습니다. 추운 날 목을 감싸주던 목도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내가 아닌 “누구인가”를 따뜻하게 “끌어안고 있을” 목도리, 같은 사람이 문득 떠오르기도 하는 시입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35

      옷을 고르는 할머니와 모자를 고르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던 시인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을까요. ‘빨강색 바지’를 입은 할머니가 ‘빨강색 바지’를 고르고 있습니다. ‘검정색 중절모자’를 쓴 할아버지가 ‘검정색 중절모자’에만 눈길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도 변하지 않을까요? 고만고만한 꽃무늬가 들어간 옷을 입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회관의 어머니들이 정겹게 떠올라 싱긋이 웃어봅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34

      눈이 나무에 쌓인 채로 오래 있으면 가지는 툭, 꺾이고 말 텐데요. ‘겨울 햇살’이 맑고 투명한 모습으로 다가와 나뭇가지에 쌓인 눈을 녹여내 툭툭, 털어냅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 말없이 내주는 손길은 언제라도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데요, 언 마음을 녹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33

      우리는 해가 바뀔 때마다 어떤 다짐을 하고는 하는데요. 그새 그 다짐이 느슨해지나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한동안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함만을 가슴에 품고 다녔더니 어느 순간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하게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드는 것이”라면. 모두가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한 한해 만들어가시길!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32

      “폭설의 밭 속에서 살고 있는 것들!” 눈이 희끗희끗 쌓인 들판에서 보리가 푸릇푸릇 올라오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요. 폭설에도 마늘이 꿋꿋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폭설에도 양파가 둥글게 자라고 있습니다. 시인이 보고 있는 빛깔과 시인이 듣고 있는 소리를 함께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없던 힘이 불끈 생겨나 푸르게 솟구칠 것만 같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31

      눈보라가 쳤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눈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저녁에 든 새들은 “구부러진 나무꼭대기에 나란히” 앉아 “눈 덮이는 들판을 향해” 있는데요. 시인은 왜 귀가하지 않고 “들새들”처럼 나무 아래 있는 걸까요. 어떤 생각과 어떤 기억으로 몸을 데우며 ‘저녁눈’을 맞고 있는 걸까요. “어깨에 쌓인 눈이 훈훈히 젖어든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30

      별에 관한 시는 언제 읽어도 아득하고 좋은데요. 이처럼 독특하고도 낯설게 별을 응시하는 시선이 또 있었던가요. 시인은 밤하늘의 별을 “밤의 입천장에 박힌 잔이빨들”이라 말하며 “저 아귀에 물리면 모든 죄(罪)가 아름답겠다” 합니다. 어느 차고 긴 밤에 별의 독한 아귀에 제대로 한번 물려봐야겠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9

      “11월의 바람이 지나다 가만히 들어앉아” 보는 까치집.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나무가 이파리를 죄다 떨어뜨리는 계절을 지날 때면 문득문득, 까치집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있는 줄도 몰랐던 빈 까치집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다가 까치의 한때를 떠올려 봅니다. “배 밑의 부드러운 살에/ 뜨거운 온기를 나누어 갖던 일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8

      귤이 내 손에 닿기까지의 과정과 시간을 따라가 봅니다. 애를 가진 엄마가 귤밭에 나가 보냈을 하루하루의 힘겨운 노동을 떠올려봅니다. 무거운 몸으로 얼굴이 샛노랗게 질릴 때까지 일을 했을 텐데요. “하루방 할망들이 앳된 애들 얼굴을 만지며 웃는” 모습을 그려보며 시를 읽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7

      동시에 나오는 아이는 혼자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옆에는 ‘느티나무’도 있고 ‘강아지 복실이’도 있다고 여깁니다. 셋은 기꺼이 ‘우리’가 되어 함께 놀고 있는데요. 그냥저냥 노는 것도 아니고 “폴짝폴짝” 신나게 놀고 있습니다.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같이 보내는 우리가 되어.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6

      가을 바닷가 모래밭에 누군가 써놓고 간 토막말이 있습니다.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 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토막말 근처에는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는데요, 아무리 둘러봐도 주위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밀물이 밀려오면 모래 위에 적힌 말은 곧 지워지겠지만 보고 싶은 마음은 끝내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5

      변치 않는 사랑이 한없이 애틋하고 아름다워 보이는데요. 연탄장수 할아버지는 왜 트럭의 시동을 끄지 않고 연탄을 나르고 있는 걸까요. 차 안의 온도가 떨어지지 않게 분주히 돌아가고 있을 히터가 우리가 있는 곳의 온도까지도 따뜻하게 높이고 있는 듯합니다. “연탄재처럼” 하얗게 머리가 센 할아버지의 사랑이 처음 사랑 그대로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4

      “이 좋은 햇볕 그냥 보내면 죄짓는 거다” 이종형 시인의 「10월」은 하던 일 잠시 밀치고 바깥으로 나가 가을볕을 쬐다 오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첫눈이 내리려면 몇 밤이 남았는지 헤아리듯” 막연하게, 장독대를 반짝반짝 닦고 있을 외할머니 손이며 창호지에 바를 풀을 찍어 먹어보는 아이의 손을 가만히 잡아보고만 싶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3

      귀뚜라미 우는 밤입니다. 우리가 만나 세상 사는 괴로움과 즐거움에 대해 자분자분 이야기를 나누는 가을밤입니다. 소월의 “찬비 뜯는 소리”라는 절창 앞에서 저는 한참이나 넋을 놓고 앉아 있었는데요. 시는 해석하려고 덤비는 것보다는 역시나 느끼는 게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순막집”은 잠깐 쉬는 움막으로 읽어도 좋고 숯을 굽는 움막 정도로 읽어도 그만일 것 같은데요. 소월이 들려주는 귀뚜라미 소리에 깊이 들어가보기 좋은 가을밤입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2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큰데 혹여,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는지요. 저는 독감에 걸려 요 며칠 고생깨나 했는데요. 가만히 들여다보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져오는 시, 「단풍잎 엽서」를 보내는 일로 시월의 안부를 묻습니다. 나무들도 그새 앞선 계절의 나무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잠자리에 들기 전 창문이 잘 닫혔는지 확인하고, 부디, 감기 조심하시기를!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1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입술은 바싹 타들어가고 몸은 바싹바싹 야위어만 갈 것입니다. 몸을 잔뜩 웅크리고 아무리 잠들려 해도 도무지 잠이 오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해 사랑해” 세상의 바닥으로 사정없이 내리박힌다 해도 전혀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만 있다면, 사랑을 이룰 수만 있다면. 더구나 가을이라면.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0

      세상이 너무 넓어서일까요. 해도 해도 일은 줄어들지 않고, 배워도 배워도 알아야 할 것들은 넘쳐납니다. 이게 다 세상이 너무 “커다래”서 그러는 거 같은데요. 세상이 작아지면 걱정도 줄어들까요? “우리 집 마당만큼” “나를 덮어 주는 이불만큼” 아늑하고 “다락방만큼” “동화책”만큼 신나는 동시입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9

      시에서 나는 “햇고구마 순” 냄새와 “산도라지” 향이 맡아지나요. 우리가 부쩍 쓰지 않는 말 중 하나가 ‘고향’이라는 단어일 텐데요. 오랜만에 음미하다 보니 아련하고도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갱 줍는 고향 모습”이 보이나요. “갱”은 작은 소라같이 생긴 고둥인데요. 시에서 풍겨오는 아릿한 갯내를 흠흠 맡아봅니다. “가슴이 뜨거울레라/ 가슴이 시방 뜨거울레라” 추석 명절 인사로 건네는 시입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8

      “당분간/ 슬픈 시는 쓰지 않을게” 아침저녁으로 바뀐 공기가 유쾌하면서도 쓸쓸하게 느껴지는 구월인데요. 여름과는 달리 내보내려던 말과 드러내려던 마음을 자꾸, 안쪽으로 들이게 됩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말수가 줄어들고 생각은 많아지기 시작하는 초가을. 잊고 있던 나만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조금은 더 밝고 환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끊겨버린/ 노래의 뒷부분이 생각났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7

      “버스든 전철이든 어디든/ 우리는 무언가를 읽는다.” 이현승 시인의 「호모 텔레비우스」는 오늘날 우리들의 단면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별 의미 없이 눈만 피곤하게 만들 때가 많은데요. “눈만 까맣게 남은/ 새우젓 속의 새우눈처럼” 되지 말고 눈을 좀 쉬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6

      시골집 마당 텃밭에는 심겨진 부추를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사람이 떠나고 집이 무너져도 부추는 남아 번지다가 꽃을 피워내기도 할 텐데요. 시인은 어쩌면 단 6행의 짧은 시에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를 애잔하고도 단정하게 담아낼 수 있었을까요. 시인의 시선이 “부추꽃”보다 하얗게 눈부십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5

      불면에 시달려본 사람은 압니다. 잠이 드는 게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인가를,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인가를. 필시 시인 또한 지독한 불면을 경험했을 것만 같은데요. 어쩌면 우리는 잠 못 드는 밤에 이 시를 꺼내 읽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달고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 하루하루를 밀고 가시길 바랍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4

      “질식하도록 넘치는 눈물이 있는데/ 죄 없이 희생된 무고한 피눈물이 얼마나 많은데” 속 깊이 맺혀 있는 마음은 언제든 되살아납니다. 더욱 굳고 단단하게 다시 살아나 뜨겁고 높게 꿈틀거립니다. “이치에 닿는 믿음”과 “죽음보다 아픈 사랑”이 있다면, 보란 듯이 당당하게. “생을 초과하는 사랑이 얼마나 많은데/ 죽음을 초과하는 눈물이 얼마나 많은데”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3

      “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함께 간다” 여름 가을이 오면 시골집 마당 과 텃밭에 잊지 않고 찾아오는 게 ‘풀여치’인데요. 오늘은 박형진 시인의 풀여치가 우리에게 다가와 ‘사랑’을 알려주고 갑니다. 읽을수록 풀 냄새가 짙어지는 시인데요, 다음 시행은 꼭 소리 내어 읽어보실 것을 권유합니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2

      더위가 이어지는 날인데요. 뭐 속까지 시원해지는 시는 없나, 궁리하다가「냉국 타령」을 꺼내 듭니다. “콩나물 냉국”, “오이 냉국” “미역 냉국” “가지 냉국” 독자들도 급, 먹고 싶어질 텐데요. 오늘은 이 네 가지 중 하나는 꼭 해 먹어야겠습니다. “웁웁”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1

      “권태와 시간”을 닦아내고 있습니다. “근심 걱정”을 훔쳐내고 있습니다. 시인은 “잠도 소리 없이 닦아” 먼 나라에 있는 “조카딸”에게까지 고요하고 섬세한 손길을 보내고 있는데요. “다 해진 내 영혼의 뒤켠을/ 소리 없이 닦아주는 이는/ 누구일까.” 노향림 시인이 우리의 영혼까지도 맑고 깨끗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0

      “섬사람들 목숨을 잇게 해서/ 명이라 부른다” 아, 몰랐습니다. 명이나물을 먹을 줄만 알았지 여태 이 나물 이름이 품고 있는 깊은 뜻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 시는 시인이 보여주는 ‘잎’과 ‘입’을 따라가며 읽으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은데요. 새삼, 세상의 모든 잎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하염없이 오물거리는 입들/ 과연 잎 없이 입 벌릴 수 있을까 생각하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9

      지난해는 권태응 탄생 100주년이었습니다. 작년 연말에 나온 『권태응 전집』을 단숨에 읽으면서 맑고 아리고 아름다운 시인의 삶에도 매료되어 오래 빠져나오지 못한 기억이 선명한데요. 우리말의 맛을 간결하고 말끔하게 살려 더욱 좋은 「여름과 겨울」을 음미하면서 항일 독립운동을 하다 투옥되고, 이 때문에 깊은 병이 들어 34세에 요절하고만 이 동시인을 오래오래 품어주시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8

      “빨랫방망이로 두드려놓은 / 맑은 물이 놓였다.” 우물은 사라지고 ‘우물터 돌’은 남아 있습니다. 이 돌은 “영원을 지나온 듯이” 오래되었을 것만 같고 매끈매끈 닳아있을 것만 같은데요. 시인이 아니었다면 이 우물터 돌에 들어 있는 “물소리”를 언제까지든 듣지 못했을 텐데요.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을 저 우물터 돌을 저도 한번 어루만져 보고 싶습니다. “돌에서,/ 물소리 난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7

      학교에 다니는 내내, ‘줄 세우기’에 익숙해진 우리는 ‘함께’라는 말을 쉬이 놓치고 살아갑니다. 그저 앞만 보면서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을 앞세우고 메마른 하루하루를 이어갑니다. 그래서 더욱 와닿는 걸까요. “옆에 누가 있는지/ 보면서 간다”는 말도 “가다가 어울려/ 놀다가 간다”는 말도 마냥 좋기만 합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6

      빗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시인은 빗소리를 듣는다거나 빗소리에 젖는다고 하지 않고 “오래 떠돌던 마음이 빗소리 속에서 집을 짓는다”고 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일까요, 짧은 시인데 빗소리도 여운도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배롱나무 가지”에 앉아 “젖은 허공 한뼘을 물고 있”는 새는 어떤 새일까를 짐작해보면서 시를 읽어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5

      꽃 같은 날, 보내고 있는지요. 둘러보면 유독 하얀 꽃이 많이 피어나고 있는 6월인데요. 이수경 시인의 동시에서 퍼져 나오는 “아까시나무 꽃향기”와 “쥐똥나무 꽃향기”가 맡아지나요? 맘껏 뛰노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오나요? “찔레꽃 향기” 같은 6월입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4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사랑이 크면 미움도 크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텐데요. 이 시를 읽고 나면 미워하는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질 것 같고 아픔도 조금은 더 사라질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뼛속에 스며드는 아픔이/ 있을지라도/ 그것이 사랑으로 인한 것이라면”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3

      “마을 주막”에 앉아 환하게 웃으셨을 어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요. 와, 정말 큰 대접입니다. 눈앞에 있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흐뭇해하고 뭔가 막 행복해할 시인의 모습도 마냥 아름다워 보이기만 합니다. 정말이지 작지만 큰 기쁨인데요. “허허허/ 허허허” 시를 읽다 말고 어른들의 웃음 시늉을 기분 좋게 내봅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2

      “우리 할머니는/ 엄마 대신 나를 길러 주신다.”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이 아이는 얼마나 더 외롭고 쓸쓸했을까요. “선생님도 엄마 없이 자랐단다./ 용기 잃지 말고 열심히 살려무나.” 상처와 아픔을 기꺼이 나누고 덜어가는 선생님 덕에 이 아이는 얼마나 많은 힘을 낼 수 있었을까요. 다정한 마음을 건네주시던 내 마음의 스승을 찬찬히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1

      “따뜻하다는 게 어떻게 냄새가 될 수 있는 걸까?”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시적 표현과 시인의 물음인데요. 문득문득 엄마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아득하고 묘한 힘이 느껴집니다. 남은 밥과 국은 굳이 자신이 먹고, 기어이 새로 한 밥과 새로 끓인 국을 자식에게 먹이는 엄마. 엄마의 삶에는 과연 엄마가 얼마나 들어있는 걸까요? “신기한 엄마 냄새”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0

      오월 첫날입니다. 오월엔 뭐, 숨통이 확 트이는 일 좀 없을까요? 아무리 부지런을 떨며 살아가도 “앞뒤 위아래 양옆/ 사방이 꽉 막힌 세상”에 갇혀 지내는 것만 같은데요. 그나마 일전보단 공기도 제법 맑아지고 들과 산도 한껏 푸르러지니 좀 살 것 같기도 합니다. “먼산이 다가오듯 그렇게/ 시원한 일 좀 있었으면”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9

      떡볶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도 요새 들어 치즈떡볶이 맛을 알게 된 딸애 덕에 부쩍 동네 떡볶이집을 들락거리고 있는데요. 아, 책을 사랑하는 떡볶이집 주인이라니요. 이 시에 나오는 주인이 하는 곳이라면 아마도 더 자주 떡볶이집을 찾을 것만 같은데요. 혹여라도 ‘책 읽다가 떡볶이를 태우면 어쩌나’ 하는 시인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마음 또한, 매콤달콤합니다. “외어서서 걸어도 눈 자꾸 간다”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8

      “저요, 저요!” 문득, 길을 막고 나타난 산벚꽃들이 환한 손을 치켜드는 숲에 들고 싶어집니다. 산벚꽃이 가기 전에, 산벚꽃 하얀 숲길에 들어 생기발랄한 “봄산의 수업”을 기꺼이 받고 싶어집니다. 꾸벅꾸벅 멀뚱멀뚱 수업을 듣다가 문득문득 싱그러워져서 마냥 밝고 환하게 번쩍, 손을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저요,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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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7

      네모난 방안인가요. 네모난 학교이거나 네모난 일터인가요. 아님, 네모난 지하철 안이거나 네모난 버스 안인가요. 지금 창밖엔 동그란 봄꽃들이 동글동글 한창인데요. 저기 방글방글 해맑은 표정으로, “신발주머니 빙빙” 돌리며 오는 아침 봄꽃들이 보이시나요? 이 봄 내내 그대가 아침마다 이렇게 혼자 중얼거리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역시, “동그란 아침”이야!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6

      「작은 새」처럼 살 수는 없을까요? 조금만 먹어야지 했다가, 아주 조금만 더 먹어야지 했다가, 이왕 먹기 시작한 거 맘껏 먹어야지 했다가, 아주 깔끔하게 망할 때가 있습니다. 조금만 더 자야지 하다가, 딱 5분만 더 자야지 하다가, 그러니까 딱 1분만 더 자야지 하다가, 아주 완벽하게 지각할 때가 있습니다. 4월을 여는 첫 주인데요. 시요일 식구들 모두, 김경희 시인이 내준 “내 마음의/ 들 창(窓) 하나” 자주 열어보는 한 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제일 잘 놀고픈// 부리 고운/ 햇살”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5

      쓸쓸한 마음을 쓸쓸한 풍경으로 달래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러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간이역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시인은 왜 간이역을 “시간 위의 집”이라 표현했을까요? “무언가 우리의 생에서 지워지고 있다”라는 느낌이 몰려올 때 이 시를 떠올리면서 저마다의 간이역에 다녀와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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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4

      그게, 사랑이었나? 이미 왔는데도 사랑이 온 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가 사랑이 아주 멀어져갈 즈음에야 알아채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기회를 놓쳤어! 간만에 온 기회를 아주 놓치고 나서야 막막한 후회의 나날을 보내기도 하는데요. 유안진 시인이 담담하게, 그러나 젖은 목소리로 들려주는 말이 “비 가는 소리”처럼 온몸으로 스며듭니다. “왔던 것은 가고야 말지/ 시절도 밤비도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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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3

      “이렇게 날씨 좋으니까 놀아요.” 와아- 근사하고 멋진 ‘놀아요 선생님’이 있군요. 남호섭 선생님이 우리 학교 선생님이면 좋겠습니다.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이면 더 좋겠습니다. “기분 우울하니까 놀아요./ 에이, 그냥 놀아요.” 남호섭 시인이 우리 부서장이면 좋겠습니다. 우리 회사 사장이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암튼 놀아요, 선생님! 아, 암튼 그냥 놀아요,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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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2

      아침에 끔뻑끔뻑 눈을 떴을 때 사랑하는 이가 말똥말똥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양쪽 어깨에 번갈아 얼굴을 묻으며” 안겨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사랑해, 양팔을 벌려 사랑하는 이를 힘껏 안는 일로 아침을 열면 얼마만큼 상큼할까요? “호 호 호 호이오” 마구 상쾌해지고 마구마구 향기로워지는 주문을 걸듯 양애경 시인의 「봄 아침」으로 삼월 처음시 문을 열어봅니다. 자 그럼, 미세먼지를 뚫고 사랑스러운 봄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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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1

      “앵두꽃 피면/ 앵두바람/ 살구꽃 피면/ 살구바람” 아, 생각만 해도 앵두꽃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살구꽃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요. 박용래 시인은 ‘눈물의 시인’이었다고 해요. 그렇다 해도 시인은 가난이나 외로움 따위 때문에는 결코 울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럼 무엇 때문에 울었을까요? 이문구 소설가에 의하면, 시인은 ‘한 떨기 풀꽃’을 보고도 울었다 하고, ‘시래기 삶는 냄새’를 맡으면서도 울었다 하는데요. 시인은 필시 앵두꽃이 피면 앵두꽃이 피었다고 울었을 것이고, 살구꽃이 피면 살구꽃이 피었다고 울었을 것인데요. 천상, 시인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렇게 맑고 순한 울음을 낼 수 있을는지요. 천상, 시인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맑고 향기로운 시를 쓸 수 있었겠는지요. “보리바람에/ 고뿔 들릴세라/ 황새목 둘러주던/ 외할머니 목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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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0

      시집을 펼치면 ‘시인의 말’을 먼저 읽어볼 때가 있는데요. 성원근 시인의 『오, 희디흰 눈속 같은 세상』에는 시인의 말이 없습니다. 왜일까요? 그건 유고시집이기 때문인데요. 시인은 안타깝게도 첫시집을 내기 전, 1995년 3월 세브란스 해부학 교실에 시신 및 안구 기증을 하고 3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인은 ‘바람소리’처럼 먼 곳으로 갔지만, 흔들리는 징검다리 위에서 손 내밀어 길 건네주는 모습, 여전히 해맑습니다. 햇살 같고 냇물 같은 그의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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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9

      오래 걸었으나 막상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가 있는데요. 여기,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 집이 아닌 남의 집 안쪽에서 나온 불빛에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는 사람. 신발 밑창이 다 해지도록 오래 걷고 나면 환하고 따뜻한 빛을 만날 수 있을까요? 그늘이 있다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빛이 있다는 것. 여태 걸어온 걸음이 헛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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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8

      “믿을 것은 그래도 자신밖에 없다고/온몸에 가시바늘 세우고 산다” 사는 게 만만치 않지요? 오기로만 버티며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도 온통 가시투성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뱉은 가시에 내가 찔리는” 상황이 생겨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에게 함부로 헐뜯기지 않으려 악착같이 가시만 세우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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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7

      “눈사람이랑 놀아야지/햇님이 오기 전에/울엄마가 오기 전에/어서어서 놀아야지.” 방학은 금방 갑니다. 학교가 방학을 했다고 해서 숙제가 없는 것도 아니고, 학교가 방학을 했다고 해서 학원에 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눈사람이 물이 되기 전에, 엄마가 부르러 오기 전에, 실컷 놀아야겠습니다. 모처럼 놀 수 있는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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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6

      내가 마냥 푸르고 행복할 때는 다른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빈 가지로 서서 매서운 바람을 견디는 겨울에 닿아서야 “저만큼 멀어진 친구”도 보이고 “이만큼 가까워진 이웃”도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시인님. “외로워서 더욱 단단한 겨울 나무”한테 가서 사는 공부를 좀 더 하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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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5

      가진 것 많지 않다고 주눅 들어 있을 거 없습니다. 호주머니가 좀 비었다고 움츠리고 있을 거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불끈 쥘 수 있는 두 주먹이 있으니까요. 추운 겨울, 호주머니를 “갑북갑북” 채울 뜨거운 두 주먹이 있으니까요. 허한 마음 ‘가뜩가뜩’ 채우고도 남을 힘찬 마음이 있으니까요. ‘갑북’은 ‘가뜩’의 평북 사투리이니 참고하시고, 오늘도 불끈불끈 뜨겁고 힘차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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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4

      잘 잤나요? 좋은 꿈 꾸었나요?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시요일 식구 모두, 새해에는 소풍 전날처럼 설레는 날들 열어가시길 바라고요. 기막히고 멋지게 빛나는 한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두근두근 반짝반짝, 밤하늘에 별을 뿌려놓은 젊은 시인도 그대들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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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3

      “햇빛은 찬란하고 나를 둘 데가 없다” 그대가 보는 것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구멍가게’이든, 골목길 가운데에 뜬 ‘낮달’이든, “눈 속 낭만을 뚫고 달리는 전철”이든, “시를 생각하느라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는 시인처럼, 무엇을 하기 위해 그대, 여기까지 왔는지 말해줘도 좋을 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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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2

      그림에서 오리 찾으셨나요? 물고기를 잡다 놓친 오리, 노래 연습을 하는 오리. 이번엔 토끼를 찾아볼 차례인데요. 새침해 보이기도 하고 좀 삐친 것 같기도 한 토끼. 자, 이번엔 기타도 찾을 수 있어요. 전기기타 소리가 들리나요? 재치 있는 시인 덕에 무료한 시간을 심심하지 않게 잘 보냈어요. “입이면서 귀”인 시인이 아니라면 누가 우리 대신 말을 해주고, 또 우리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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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1

      사슴은 아무렇게나 풀을 뜯어 먹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군요. 뿌리가 뽑히지 않게 앞발로 누르고 풀을 뜯는군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짧은 시인데요. 사슴은 왜 “두리번두리번거리며” 풀을 뜯고 있는 걸까요? 맹수가 언제 자신을 덮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사슴은 뿌리가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풀을 뜯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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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0

      벽과 천장 그리고 바닥으로 이루어진 네모의 방, 이 간단한 구조에 작은 창문이 하나 달려 있을 뿐인데요. 이렇듯 단순한 구조의 방이 마냥 신기하고 신비롭게 보입니다. 왜일까요? 처음으로 내 방을 갖게 된 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나, 남의 발소리를 머리에 이고 살다가 햇볕이 드는 지상으로 이사를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좀 더 쉽게 이해할 텐데요. 시인 덕분에 우리는 이 간결한 구조로 이루어진 방을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눈을 감으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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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9

      연말이 되면 우린 더욱 바빠집니다. 아무리 약속을 줄이려 해도 마음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정말이지 우린 무엇 때문에 이리도 바쁜 걸까요? 동시 「나랑 나랑」처럼, 오늘은 시간을 좀 내서 ‘나랑 나랑’ 밀린 얘기를 좀 해봐야겠습니다. 내 마음이 하는 얘기에 다정하고 힘차게 대답도 해주면서 말이지요. “뭐가 그리 바쁘니?/ 뭐가 그리 속상하니?/ 아자 아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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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8

      오늘 소개하는 「두부」는 최근 ‘내일의 한국작가상’을 수상한 촉망받는 젊은 시인의 작품인데요. 시는 어떻게 탄생하는 걸까요? 유병록 시인은 시를 쓰기 위해 일주일 내내 마트에 가서 두부를 사다 먹었다고 해요. 두부를 만지는 느낌을 놓치지 않으면서 시를 완성했다고 해요. 시인은 얼마큼 많이 두부의 느낌을 몸 안으로 들이려 애썼을까요? 세상에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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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7

      이번 주는 시간이 어떻게 가고 있나요? 아주 지루하게 간다 싶을 땐 「시곗바늘이 왈츠처럼」 같은 동시를 읽어보면 어떨까요. 어떤가요? 따분하게 느껴지던 시간이 막 경쾌하게 가기 시작하지요? “왈츠처럼 지나가기 시작”하지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옆에 앉아 있는 것처럼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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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6

      “저녁은 드리겠으나 잠은 잘 곳 없으니/ 저 아래 마을 여관 가서 자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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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5

      ‘아청빛’은 ‘검은빛을 띠는 푸른빛’을 말하는데요. 설령 ‘아청빛’이 어떤 빛인지 긴가민가한 상태에서 이가림 시인의 「아청빛 눈동자」를 읽는다고 해도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를 떠올려보면 쉽게 ‘아청빛’을 알아차리기도 할 텐데요. 시인은 어쩌면 단 2행의 짧은 시로 이렇듯 맑고 너른 푸른 시를 써낼 수 있었을까요? 날마다 새로움이 샘솟는 사랑, 오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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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4

      시멘트 가루가 하도 부드러워서 저도 좀 놀란 적이 있는데요. 모래 자갈과 섞인 그 부드러운 가루가 물에 반죽이 되어 단단한 길을 만들기도 하고 아파트를 몇층이고 올리기도 하는데요. 「시멘트」같이 부드럽고 강한 시는 결코 아무 손끝에서나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루가 될 때까지 철저하게/ 부서져본” 유용주 시인 같은 사람 손끝에서만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요, 맞습니다. 처음부터 거칠고 뻣뻣하게 구는 것들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하고 쉽게 부러지고 맙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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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3

      이 시는 시인의 시선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를 살펴보면서 읽으면 좀더 흥미로울 텐데요. 고개 숙여 “수몰지 물그림자”를 들여다보는 시인은 이내 고개를 들어 자전거 타고 가는 한 “광부”를 바라봅니다. 그러고는 고개를 좀더 들어올려 “푸른 하늘가”를 올려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내려 길가에 핀 “구절초”를 바라보는데요. 그러면서 시인 자신의 내면을 깊이 응시하는 모습도 보이나요? 계절도 우리의 안쪽도 한없이 깊어지는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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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2

      “스무살이 될 무렵 나의 꿈은 주머니가 많이 달린 여행가방과 펠리컨 만년필을 갖는 것이었다.” 김수영 시인의 시「오래된 여행가방」에 나오는 첫 문장인데요. 어쩐지 가슴이 막 뛰기 시작하지요? 당장 출근가방을 여행가방으로 바꿔들고 어디론가 막 떠나고 싶어지지요? “추억이란 갈수록 가벼워지는 것. 잊고 있다가 문득 가슴 저려지는 것” 아리면서도 묘하게 가슴 설레는 시인데요. 오늘은 그간 잊고 지내기도 했을 스무살 무렵의 꿈을 잠시 더듬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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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1

      쓸쓸하면서도 환해지는 맑고 정갈한 시인데요. “큰 오동잎 한 장으로도/ 귀뚜라미의 더듬이 하나 덮지 못”한다는 말로 가을밤 귀뚜라미 소리를 또랑또랑 들려주고 있습니다. 대피리 “구멍마다 쏟아지는 달빛을/ 그대 두 손으로는 다 막지 못”한다는 말로 가을밤 달빛이 얼마나 환한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주면 벌써 추석인데요, 모두모두 맑고 환한 명절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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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0

      깔따구를 쫓을 수도 있고 파리를 잡을 수도 있는 슬리퍼, 축구공 대신 골대에 넣기도 하고 급할 땐 들고 뛰기도 하는 슬리퍼... 피자를 받으러 나가다가 기어이 다른 한짝을 찾지 못해 한짝만 남은 슬리퍼를 대충 끌며 현관문을 열기도 했을 텐데요. 김륭 시인의 동시 「슬리퍼」를 읽다보니 “분명 슬리퍼도 무슨 생각이 있는 것 같다”는 말에 끄덕끄덕할 수밖에 없습니다. 슬리퍼는 물론이거니와 어디론가 사라지곤 하는 TV 리모컨이나 핸드폰을 찾아 여러번 헤매본 적이 있는 저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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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9

      이 시는 중의적 표현에 좀더 집중하면서 읽으면 좋겠는데요. 이를테면, “먹어도 먹어도 비워지지 않은 환한 밥풀”을 초저녁에 뜨는 둥근 달을 연상하면서 읽어도 좋겠고, 문득문득 다가오는 어떤 그리움의 대상을 그려보면서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인데요.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뭔가를 자꾸 떠올리면서 시를 읽다보면 좀더 시의 깊은 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대는 “저 혼자 울다 웅크린 밥풀”이 되는 저녁을 보내지 않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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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8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받은 특별한 꽃은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잘 말려두기도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사랑이 식어버린 것 같습니다. “속이 다 비고도/ 바스라지지 않는” 것은 다만 꽃만이 아닐 텐데요. 이 “말라붙은 꽃”을 이제 그만 버려야 할까요. 아니면 계속 벽에 걸어두어야 할까요. “그대에게서 오래전 받은 따뜻한 꽃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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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7

      화학에 관한 시인가? 제목만 보고는 뭔가 좀 낯설기도 했을 텐데요. 내용을 읽으면 ‘아, 이래서 이런 제목을 붙였겠구나!’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시인의 마음과 아이의 마음이 만나 변화하는 멋지고 근사한 모습을 상상도 해볼 것입니다. 지독한 무더위도 아주 조금씩 물러나고 있는데요. 모쪼록 그대가 오늘 꼭 하고 싶은 한마디 말이 모두를 기분 좋게 하는 말이면 좋겠습니다. 이 예쁘고 사랑스러운 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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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6

      혼날 게 없을 때나 지적받을 게 없을 때, 야단맞을 게 없는 일로는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간 적이 거의 없어서 그러는 건 아닐는지요. 마음을 나누고 고민을 털어놓는 일로, 칭찬받는 일로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간 적이 없어서 그러는 건 아닐는지요.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갈 때 또한 마찬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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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5

      막힌 게 없는 것 같은데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마냥 제자리에서 버둥대는 것만 같을 때가 있습니다. 울고 싶지 않은데 주위 사람까지 울리고야 마는 때가 있습니다. 나를 막고 있는 견고한 창이 열리기 전까지는, 나를 막고 있는 견고한 마음이 활짝 열리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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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4

      행복하세요? 누군가 불쑥 이렇게 물어온다면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요. 짜증이 몰려오는 무더운 여름인데요. 조재도 시인의 「행복할 때」를 읽으면서 나는 어떤 때 행복한가를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바로, 한 세 가지 정도만 떠올려볼까요? 은근히 행복해질 때까지 떠올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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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3

      분명 아는 문제인데 틀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머리를 쥐어짜면서 억울해하지요. 반대로 전혀 모르는 문제를 대충 찍었는데 맞히는 때도 있습니다. 이때는 어쩐지 흐뭇하고 자신이 막 기특해 보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고민 없이 한 줄로만 찍었다고 해서 점수에 대한 기대감이 아예 없는 건 아닐 테지요. 자다 깨어 이런 황당한 경우를 맞이하는 때도 있군요. 안되는 날은 뭘 해도 안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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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2

      고마워, 민지야. 우리에게 꽃이 되어줘서.

      처음시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1

      찬물을 말아 ‘짐치’에 한 숟갈 해보는 등이 보이고, 어정쩡 몸을 일으켜 텔레비전 앞으로 가 앉는 굽은 등이 보입니다. 약봉지를 입에 털어 넣는 쑤신 등이 보이고, 여전히 새끼들 걱정을 외롭게 업고 있는 늙은 등이 보입니다. 「등」을 가만가만 들여다보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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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0

      이상과 현실은 대체로 다르게 마련인데요. 누워 있는 불상인 와불, 이 와불은 양팔로 하늘을 끌어안고 있습니다. 이 와불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이 와불은 언제쯤 이 땅을 업고 일어설 수 있을까요. “57억년 뒤에야 올 후천개벽”의 세상은 또 어떤 세상일까요. 이상이야 어찌 되었든 현실은 이렇습니다. “이 뭣꼬!/ 등이 시려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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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9

      누구는 우연한 실수로 하루를 망치기도 하고, 누구는 우연한 실수로 평생을 망치기도 하는데요. 해질녘, 거리 한 모퉁이에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한 아이가 달아납니다. 이 아이의 손에는 ‘긴 막대기’가 들려 있는데요. 이 아이는 일부러 유리창을 깬 걸까요? 아님, 실수로 유리창을 깬 걸까요? “얼굴은 시퍼러둥둥하다”가 힌트라면 힌트일 텐데요. 아이를 가로막고 선 ‘검은 그림자’는 아이를 다짜고짜 다그칠까요? 아님, 다친 데는 없니? 하고 물어볼까요. 좋은 시는 역시 뭔가를 보여주면서 생각할 거리를 주되, 다 보여주지도 않고 다 말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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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8

      두어 해 전, 콩을 심었다가 고라니가 연한 콩 순만 골라 똑똑 따먹고 가는 통에 콩 농사를 아주 접어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병초 시인의 「콩 베기」를 읽다보니 그때 콩밭에서 마주친 고라니 눈빛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조금만 때를 놓쳐도 “빈 깎지”로 남을 것만 같아 조바심이 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사랑이든, 청춘이든. “반의반만 남았어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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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7

      정말이지 큰일 날 뻔했습니다. 하마, 딸기코 주씨와 뚱보 주인장은 무사히 퇴원해서 양조장 문을 열었겠지요? 병원 가득 풍겼을 막걸리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는 것 같은데요. 뚱보 주인장은 딸기코 주씨가 얼마나 위험하고 힘들게 일하는지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재기 넘치는 말솜씨를 가진 시인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기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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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6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이 시에서 ‘넝마’는 낡고 해어진 이불일 테고, ‘높새바람’은 북동풍 즉, 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동해 쪽에서 태백산맥을 넘어오는 ‘고온 건조’한 바람을 말하는 것일 텐데요. 어쩌면 시인은 ‘넝마’와 ‘높새바람’을 가져와 ‘차고 습한 나’를 이처럼 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요. 대단한 시인의 대단한 연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과 함께라면 내가, 자꾸 내가 좋아지던 시절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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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5

      아버지든 어머니든 아들에게만큼은 ‘곱빼기’를 시켜주는군요. 그나마 장날이나 되어야 짜장면 맛도 보고, 국수 맛도 볼 수 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돌멩이를 발로 툭툭 차며 털레털레, 어머니 뒤를 따라 집으로 가는 내 모습이 보이나요? 잠깐, 눈을 감고 생각해봐요. 어머니 아버지랑 같이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맛있게 먹은 것이 무엇인지, 어머니나 아버지가 사주신 음식 중에 어떤 게 제일 기억에 남는지... 그러다가 뜬금없이, 안부전화 한통 넣어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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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4

      5월은 가정의 달인데요. 신미나 시인의 「신부 입장」을 읽다가 저 혼자 먹먹해져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혹여, 그대도 저처럼 울먹울먹 젖어 있다가 눈가를 훔쳤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오월엔 엄마 아빠 손을 꼭 잡아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아빠 손을 잡을 수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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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3

      ‘뭐가 그리 급해서 저리 뛰어가나?’ 지하철역 개찰구를 지나 승강장 쪽으로 뛰어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는데요. 지금은 저도 결코 밀리지 않는 날다람쥐가 되어 있습니다. 지각할 것 같거나 약속시간에 늦을 것 같은 날에는 왜 지하철이 늦게 올까요. 유독 지치고 피곤한 퇴근길에 왜 지하철은 늦게 올까요. 지하철이 먼저 도착한 건너편의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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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2

      그러게요. “물방울은 왜 모여지는 것이 아니라 맺혀지는 것일까”요. 문득, 마음 깊은 곳까지 ‘맺힌다’는 말을 가져와 대고 보니, 일순간에 먹먹해집니다. 맺힌다는 것은 마음속에 도무지 잊히지 않는 무엇인가가 응어리져 남아 있다는 것. 문득문득, “맺힌다는 그 말 속에 들어 있는 단단한 뼈 같은 마디들” 끝이 둥글둥글 만져집니다. “얼마나 사무쳤기에 저리도 둥글어진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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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1

      살구꽃 활짝 핀 마당에 깔리는 병아리 소리 들리는지요. 의기양양하게 병아리떼 데리고 살구꽃 활짝 핀 집 마당으로 들어오는 어미 닭이 보이는지요. 갸웃갸웃 삐악삐악, 어미 닭을 따르는 “노랑 병아리”와 “깜장 병아리”가 보이는지요. 그새, 시 속으로 들어가 연분홍 살구꽃으로 피어나는 그대가 환히 보여서, 저도 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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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0

      버들치는 주로 맑게 흐르는 계곡물에 사는 물고기인데요. 물에 떠 있는 모습이 버드나무 잎 같아 ‘버들치’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것을 어느 생태도감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버들치를 앞세우고 물길을 따라 올라가면 “맑고 서늘한 샘 하나”를 만날 수 있을까요. 시인처럼 친근하게 “버들치야, 버들치야” 불러보게 됩니다. “오늘 버들치의 투명한 물결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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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9

      이렇듯 따뜻하고 아름다운 흔들림이라면 흔들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별빛도 흔들리며 곧은 것이다”이라는 구절이 깊이 와닿아 어떤 힘이 되기도 하는데요. 문동만 시인의 「그네」를 읽다보니 지난날의 흔들림이 마냥 무의미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또 흔들리면서 내일을 살아가겠지요. “무한대의 굴절과 저항을 견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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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8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나만 중심에 닿지 못하고 주변을 빙빙 도는 삶을 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봄이 와도 봄이 온 줄 모르고 꽃이 피어도 꽃이 핀 줄 모르고 아등바등 살다보면 말이에요. 때론 그렇게 살아가는 익숙한 내 모습이 문득문득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요. 어느날 문득 터질 백목련이 당신 앞에서 마냥 환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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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7

      기분 전환을 하고 싶어 김미혜 시인의 동시 「봄이에요」를 읽었는데요. ‘봄이에요’라는 말만 들어도 한결 좋아지는 이 기분은 뭐죠? 봄 산책을 나가고 싶은 이 기분은 뭐죠? 으음, “마음에서 마음으로 봄이 전해졌나요?” 그럼, 반짝반짝 반짝이는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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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6

      여전히 바쁘시죠? 매일매일 시간에 쫓기다 문득 뒤돌아보면 헛헛해집니다. 느긋한 시간을 갖고 이런 ‘햇빛 과식’을 해본 지가 언제일까요. 돌아오는 휴일에는 일 걱정은 잠시 뒤로 미루고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먹으러 집을 나서봐야겠어요. 봄볕 좋은 곳에 돗자리 깔고 누워 과식을 좀 하고 와야겠어요.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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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5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바람 냄새가 바뀌었습니다. 2월 마지막 날에 닿아 그간의 겨울을 보내고 봄을 생각합니다. 이제 머지않아 산수유꽃 소식이 아랫녘에서 올라올 텐데요. 박형준 시인의「산수유꽃」이 더더욱 향기롭게 와닿는 것은 세차게 솟아오르는 흙냄새가 더해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런 아침에 당신 생각이 더 간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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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4

      사랑이란 뭘까요? 행복이란 뭘까요? 하나 아빠 임동일 씨에 의하면 사랑은 ‘손쉬운 케이크 사기를 거부하고 굳이 생크림 생일케이크를 만드는 불편한 고집’이고, 행복은 ‘나에게만 열리는 창문 같은 존재와 힘껏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군요. 하나도, 하나 아빠도 오래오래 사랑하며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이들의 사랑과 행복을 전해준 엄원태 시인과 이 시를 읽는 그대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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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3

      가족끼리 쓰는 호칭, 어디까지 아세요? 촌수는 몇촌까지 세어봤어요? 평소엔 생각지도 않다가 명절이 다가오면 꼭 따져보게 되는 게 호칭이나 촌수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번 기회에 호칭과 촌수나 정복해볼까?’ 하다가 머리가 지끈거려 그만둔 적이 한두번 정도는 있을 텐데요. 그대들도 저처럼 웅얼웅얼 김응 시인의 동시를 읽다가 “이러다 지구 한바퀴 다 돌겠네” “이러다 지구 한바퀴 더 돌겠네” 구절을 소리 내어 따라 읽으며 피식피식, 공감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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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2

      백반집이나 찌개 전문점 정도 될까요? 추운 겨울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나온 밥에 사람들이 손을 올려 온기를 더하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공손한 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으로 군더더기 없이 따뜻한 시인데요. 시를 읽는 사람까지도 공손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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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1

      얼마나 더 지독한 한파를 우리는 경험하게 될까요. 정말이지 혹독한 한파입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으슬으슬 떨다가 버스에만 올라도 그나마 살 것 같습니다. 가방 지퍼를 닫아주는 척 가방에 붕어빵을 넣어주는 선재를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한기가 가시고 따뜻하고 먹먹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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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0

      고개를 끄덕끄덕 차분히 시를 읽어가다가 마지막 부분 “이를테면 사랑이 새겨넣은 불도장 같은 것”에서 그만, ‘아-’, 긴 탄식을 하고 말았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를 음미하며 읽다보니 ‘물방울 화석’도 ‘지각변동’도 ‘그늘’도 ‘흔적’도 모두 예사롭지 않게만 읽힙니다. 어떤 사랑은, 또 어떤 그리움은 처음 모습 그대로 굳어져 평생을 같이하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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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9

      아, 함박눈이 온다고 꽃을 샀군요. 아아, 함박눈이 펑펑 오신다고 꽃을 꽂아주고 가는 동료도 꽃을 잠시 바라보는 시인도 환하고 행복해보입니다. 잠깐이 아니라면 꽃을 바라볼 시간조차 없을 테지만 주변에 이런 사람 하나 있다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견딜 만할 것 같습니다. 제가 만일 저 자리 근처에 있었다면 꽃을 꽂아주고 가는 동료에게 ‘시를 한번 써보면 어떠실까요?’ 하고 넌지시 권해보았을 것 같기도 한데요. 꽃도 동료도 ‘하느님처럼’ 바라보게 되는 시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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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8

      “나는 새도 날개를 접어야 둥지에 들지 않던가” 묘하게 마음 편해지는 시입니다. 화난 일은 어느새 잦아들고 마음이 넉넉하고 넓어지는 그런 시. 연인 때문이건 선배 때문이건 남편 때문이건 직장상사 때문이건, 화가 치밀어오른다 싶을 때 이 시를 반복해 읽다보면 분한 마음이 한결 누그러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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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7

      「이슬방울」은 시인이 1963년에 써서, 1976년 발행한 시집에 수록한 시입니다. 제가 소장한 시집에 적어놓은 메모를 보니 저는 1998년 6월에야 이 시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시 이 시를 읽는데요. 여전히 시인이 지금 막 써서 내미는 ‘말간’ 시 같아서,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은 ‘말간’ 시 같아서 가슴이 마구 설레기만 합니다. ‘말간’ 그대와 같이 우산을 쓰고 이슬방울 속으로 들어가는 그 마음이 특별하기만 합니다. 모두모두 ‘말간’ 하루, 일상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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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6

      오늘은 좀 긴 시에 맛을 붙여볼까요? “매형은 매형대로 위로를 해주고”라는 구절이 말해주고 있는 것처럼, 이 시 속의 나는 지금 뭔가 잘못되어 누나 집을 찾은 것 같습니다. 저녁 설거지를 마친 누나 옆에 돌아누워 누나의 나이를 세어보는 동생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데요. 힘들 때 찾아가서 별일 없이 며칠 묵었다 올 사람이 우리에게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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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5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견디기 어려울 만큼 아프지요. 기억이 흐릿해질 만큼 시간이 지나고 나서 더듬어보면 그렇게까지 유난을 떨며 힘들어할 이별도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텐데요. 어쨌거나 그렇습니다. “삭풍의 도움받아 가는 배”처럼 한겨울 북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다 견디고 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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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4

      집이 종점에 있군요. “안간힘으로/ 바퀴를 굴려야 겨우 가닿는 꼭대기”여서 출근할 땐 맨 먼저 길을 나서야 하고 퇴근할 땐 맨 나중에 당도하게 되는 종점 집.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 걷다가 다시 계단을 타고 힘겹게 올라야 나오는 종점 꼭대기 집. 그런 집은 안간힘 없이도 쉽게 찾아들 별이나 달에게 내주고 좀 낮은 곳에 주소를 두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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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3

      그대는 살아 있다는 걸 언제 느끼나요? 시인의 아내는 베란다에 기대앉아 남편과 같이 늦은 저녁바람 쐬면서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요. 소소해 보이지만 무척이나 특별해 보이기만 합니다. 누군가는 이렇듯 별것 아닐 것 같은 일상에서 살아 있다는 걸 느끼고, 또 누군가는 그저 아무렇지 않게 놓치고 말기도 할 텐데요. 모쪼록 그대가 “살아 있다는 걸” 많이 느끼는 하루하루가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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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2

      마음이 은근 따뜻해져 오지요? 분명, 보람된 퇴근길이고 아름다운 퇴근길입니다. ‘생광스럽다’라는 말의 뜻은 저도 긴가민가해서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았는데요. 이렇듯 따뜻한 시도 읽으면서 다소 익숙하지 않은 단어를 몸에 들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생광스럽다: ‘영광스러워 체면이 서는 듯하다.’ ‘아쉬운 때에 요긴하게 쓰게 되어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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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1

      우수수 떨어진 낙엽들이 아무렇게나 길에 나뒹구는 줄로만 알았는데요. 그게 아니었군요. 가로수가 하늘을 닦던 제 손바닥을 아래로 내려, 그대와 내가 걷고 있는 길을 “팽글팽글 구르며/ 닦고 또 닦아주”고 있는 거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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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0

      이 시를 읽으며 그대가 속으로 했을 말을 저는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나도 국수가 먹고 싶다, 아닌가요?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사는 일 허전하고 허기마저 어둠처럼 몰려오는 차고 쓸쓸한 저녁, 허름한 국숫집 문을 밀고 들어가 어머니 같은 주인이 내주는 국수를 말끔히 비우고 나오고 싶어, 저도 혼자 중얼거려봅니다.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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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9

      엄마 아빠라는 집보다 더 따뜻한 집이 있을까요. 그 밤, 엄마 아빠가 온기와 사랑을 더해 지은 집에 들어 쌔근쌔근 곤한 잠에 들었을 아이는 어떤 꿈을 꾸었을까요. 문득 엄마 아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잠을 자던 때, 아득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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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8

      몸 안에 슬픔이 꽉 들어차 있는 날이 있지요. 누군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은 그런 날. 이 독약처럼 지독한 슬픔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놀랍게도 시인은 이 슬픔을 혼자 다 차지할 거라고 합니다. “온전한 내 것이 있다는/ 이 가득함”을 절대 나눠줄 수도 나눠먹을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슬픔이 왔을 때가 아니라면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나를 가만가만 위로해줄 시간도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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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7

      아, 상큼하게 기분 좋아지는 시입니다. 나는 그대를 모르고 그대는 또다른 그대를 모르지만 우리는 이렇게 이곳에서 만나 시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 “한 세상이 아름다워지려는구나”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서 왔고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 있지만 또 이렇게 여기에서 만나, 상큼상큼 아름다운 세상 쪽으로 함께 나아가고 있습니다. 아아, 이 가을이 상큼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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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6

      열아, 고마워. 니가 보내준 바다 엽서 잘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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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5

      그대와 나에게는 물감상자 하나씩 있습니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검정··· 그대와 나는 무슨 색깔과 물감을 품고 있을까요. 그대의 어머니와 내 어머니는 우리가 이 세상에 무슨 색을 보태며 살기를 바라실까요. 그대와 내가 지나는 길에는 무슨 색이 물이 들까요. 그대와 나는 지금, 누군가의 가슴에 무슨 색깔을 칠하며 먼 길 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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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4

      단 한줄로 아버지를 다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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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3

      내가 힘들어 할 때, 기별도 없이 찾아와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이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나만 외로운 것 같고 나만 쓸쓸한 것 같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내려앉아 내 곁에 있어주는 조용한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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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2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다급하고 당혹스러운 상황인데도 속없이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는 건 뭘까요. 애써 웃음을 참다가도 ‘급히 볼일을 보느라 버스를 놓쳤다든지.’ ‘급해 죽을 것 같아 근처 건물로 뛰어들었는데 화장실이 잠겨 있다든지’ ‘급한 대로 해결은 했는데 휴지가 없어 왼쪽 양말을 벗을까. 오른쪽 양말을 벗을까. 아님, 두 짝을 벗어 겹쳐 쓸까 고민을 했다든지.’ 같은 악몽이 떠오르는 건 또 뭘까요. 아참, ‘바작’은 짐이나 꼴을 싣기 위해 지게에 얹는 일종의 소쿠리 같은 물건인데요. 통상 싸리나무나 대나무로 엮어 만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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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1

      아이에게 밥을 떠먹였을 작은 숟가락. 아이가 밥풀 흘리며 밥을 떠먹었을 작은 숟가락. 아주 우연히 집어 든 그 작은 ‘밥숟가락’. 아이는 훌쩍 커서 집에도 없고, 아빠는 그 작은 밥숟가락으로 커피를 홀짝홀짝 떠먹고 있습니다. 아빠는 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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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0

      아이가 큰 가방을 들고 버스에 오르는 걸 보면 아이와 늙은 여자는 적어도 얼마 동안은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차창 안의 손바닥과 차창 밖의 손바닥이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 터미널에 부슬비까지 내리고 있어 더욱 시큰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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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9

      초록 크레파스로 삐뚤빼뚤 써서 유리창에 붙인 글씨. “아저씨 아줌마 형 누나님/ 우리집 빵 사가세요/ 아빠 엄마 웃게요” 저 빵집에 들르고 싶습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엄마 아빠에게 웃음 한 봉지를 보태고 나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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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8

      ‘석유장수’라는 말도 ‘대두병’이라는 말도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데요. 중학교에 올라갈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이 시골학교 아이들을 밤 교실에 모아놓고 부족한 공부를 좀 시키는 것 같기도 한데요. 그때 그 시절 ‘변소’는 얼마나 멀고 무서웠기에 교실 뒤편에서 대두병에 오줌을 누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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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7

      요사이, 달을 본 적이 있나요? 달은 밤마다 우리 곁으로 오지만 정작 우리는 달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이 분주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시인은 어떻게 가재를 보는 맑은 눈을 갖게 되었을까요. 가재 말고 또 뭐가 보이는지, 오늘밤엔 꼭 달을 유심히 바라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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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6

      아랫녘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해도 상관없어요. 그저 서툴게나마 말맛을 살려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시인이 왜 ‘아름다운 위반’이라는 제목을 떡하니 붙여놨는지 알게 될 거예요. 눈 어둡고 무릎 아픈 노인을 위해 버스 노선을 이탈하는 기사가 기분 좋게 아른거려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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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5

      씁쓸한 얘기지만 맞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한 달 동안 몸 안의 소금기를 내주고” 그냥저냥 먹고살 만한 월급을 받아 살아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일에 절어 살아가면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어느 밤에 실컷 울고 나면 문득 개운해지는 것은 몸 안에 절여져 있던 소금기가 그나마 덜어져나가서 그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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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4

      버려진 종이 더미 위로 비가 치고 있습니다. 수많은 글씨가 폭우에 젖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직 단 하나 ‘사랑’이라는 글씨만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시인이 끝까지 놓치지 않고 싶은 게 ‘사랑’은 아니었을까요. 세상은 내가 보려고 하는 것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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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3

      오늘 하루, ‘혼자’인가요 ‘함께’인가요? 수많은 사람 틈에서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어깨가 그만 축 늘어지는데요. 그러다가 반딧불 같은 사람 하나, 머릿속에 반짝반짝 켜지면 입가에 은근한 미소가 번져오기도 하지요. “힘내요. 힘내요. 혼자가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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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2

      게으름이 지나치다 싶을 때 꺼내보는 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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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

      사춘기 이후에 고무줄을 한 적 있나요? 고무줄 하는 소녀들 참 예쁘지요. 사춘기 이전과 사춘기 이후는 어떻게 다른 건지. 사춘기 이전에 좋아했던 것과 사춘기 이후에 좋아하는 게 바뀌나? 바뀐다면 어떤 게 바뀌나. 사춘기 절정기에 있는 친구들은 이 물음에 그 어떤 대답도 하지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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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0

      아, 가여워라. 누가 누구를 가엾다고 말할 것도 없이 다 가엾군요. 가엾다는 것은 딱하고 불쌍하다는 뜻. 나는 어떤 모습일 때 가장 가여워 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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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9

      아, 그렇군요. “눈으로 익힌 얼굴은/아른대는 형상이나/마음으로 익힌 얼굴은/닦으면 닦을수록 더 선명해지는 법”이군요. 아 그렇다면, 내 마음이 가장 먼저 선명하게 떠올리는 얼굴을 한번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내 마음이 가장 그리워하는 얼굴을 그려봐도 좋겠지요?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상관없이 왜 내 마음이 그 얼굴을 생각하는지 천천히 생각해보면서 그려보아요.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있는 사람은 좋겠다 그쵸? 얼굴을 다 그린 뒤엔 손끝의 체온을 그 얼굴에 전해줘도 좋겠다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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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8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나무와 사람도 이름을 통해서 만나고 헤어지는군요. 목도장이 내 이름을 기억해주듯 나도 나무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건 어떨까요. 자, 지금 바로 고개를 들어 창밖의 나무를 바라봐요. 저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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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7

      매화꽃, 산수유꽃, 조팝나무꽃, 목련꽃, 개나리꽃, 자주제비꽃이 순서대로 피어요. 하지만 이 순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지요. 주변 환경에 따라 조금 앞서기도 하고 조금 뒤서기도 할 테니까. 중요한 건 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일 거예요. 아, 근데 내가 좋아하는 꽃이 뭐지? 왜 그 꽃을 좋아하지? 꽃을 주고 싶은 사람을 떠올려보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을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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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6

      이 삼학년 아이는 왜 맞았을까요? 청소년 친구들을 만나서 물어보면 이런 대답이 나오곤 해요. ‘미숫가루는 우유에 타야 맛있는데 맹물에 타서’, ‘동네 아저씨가 먼저 우물에 미숫가루를 타려 했는데 아이가 먼저 해버려서’, ‘얼음을 안 넣어서’ ‘때린 게 아니라 입가에 묻은 미숫가루를 좀 격하게 털어준 것’ 등등. 우리도 엉뚱하게 상상해볼까요. 이 아이는 왜 맞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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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5

      사람뿐 아니라 팽나무 식구도 낮에는 흩어져 지내다가 어두워질 무렵에야 모여드는군요. 팽나무 식구들 중에는 “볼이 튼 어린 새”도 있네요. 우리 식구들은 낮에 제각기 어디로 흩어졌다가 밤에 모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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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4

      병아리를 키워본 적이 있나요? 좀 슬퍼요. 아이들이 건네는 500원이 생명값이라니! 병아리이든 강아지이든 고양이이든 키우던 동물이 죽어 먼 곳으로 갔을 때 들었던 마음을 한번 적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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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

      들국화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너”가 있는 자리에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넣어서 시를 읽어보면 어떨까요. 잠깐, 덜렁거리지 말고 이런 건 들키지 않게 속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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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

      소년들은 왜 정자나무 아래에 모여 읍내를 바라봤을까요? 읍내 쪽 불빛보다 읍내를 바라보던 소년들의 눈빛이 더 반짝반짝 반짝였을 것만 같습니다. 내 눈은 지금 무얼 보고 반짝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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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

      와, 반딧불이 별을 사모해서 “스-윽, 스-윽,” 빤짝인다니

      처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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