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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책

    길 찾기와 책 읽기

    2018-08-20

    길 찾기와 책 읽기

    - 누카가 미오음, 서은혜 옮김, 『달리기의 맛』


    김소영(『어린이책 읽는 법』 저자)


    (이미지를 누르시면 도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하루마’는 형인 ‘소마’를 이해할 수 없다. 누구보다 힘 있고 아름답게 달리던 형이었다. 하루마는 그 등을 보면서 달렸고, 계속 그럴 생각이었다. 아니, 언젠가는 따라잡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형은 부상 이후 육상부에서 멀어지는가 싶더니 난데없이 요리를 배우고 있다. 형은 고3, 육상으로 대학에 진학하려면 재활에 매진해도 부족할 판인데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동생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마는 고기를 볶고 카레를 끓이며 어느 때보다 편안한 시간을 보낸다. 사실 소마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동생에게 추월당할 것을 걱정하고, 정말로 달리기에 인생을 걸고 싶은 것인지 고민하던 차였다. 동생의 걱정 어린 눈길을 애써 피하면서 소마는 결승선으로 향하는 길 말고 다른 길을 탐색하고 있다. 누카가 미오 『달리기의 맛』(서은혜 옮김, 창비 2017) 이야기다.


    길잡이가 될까 짐이 될까


    ‘길 찾기’는 어느 시대, 어느 문화의 청소년들에게나 주요한 화두다. 이때 길을 찾는다는 것은 직업을 찾는 것 이상을 뜻한다. 인생의 큰 의미를 어디에 두고 살아갈 것인지, 어떤 마음가짐을 지닌 어른이 될 것인지,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 어른들 중에도 그 길을 찾았다고 확신하는 이가 많지 않다. 경험과 정보가 적은 청소년들은 더하다. 게다가 일자리가 넉넉하지 않고 사회 환경이 급변하는 오늘날의 길 찾기는 더욱 쉽지 않다. 학교 안팎에서 청소년의 ‘진로 교육’을 중시하고 관련 활동을 권유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청소년에게 책을 권할 때도 ‘진로’는 중요한 키워드다.

    흔한 말대로 책 속에 길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독서에 관심도 적고 여유도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책을 권할 때 ‘이왕이면 진로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히자’는 의도도 크게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이때의 진로는 ‘직업 선택’을 가리킨다. 아직 진로 결정을 못 했거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라면 읽기도 쓰기도 대강 형식에 꿰맞춘다. 독서가 길잡이는커녕 짐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가 알다시피 독서란, 여러 갈래 길을 만나게 하는 것이다. 이 길 저 길을 걸어보고 더 가보고 싶은 길을 찾게 하는 것이다. 나아가 길이 없다면 만들게 하는 것이 독서다. 이 과정은 자동판매기처럼 한 권을 읽으면 하나의 길을 만나는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여러 길을 만날 때도 있지만, 여러 권을 읽어도 눈앞이 가물가물할 때가 더 많다. 어느 쪽이 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한 권 한 권 책을 읽는 것이 어렵고 그만큼 즐거운 것 아니겠는가.


    길을 찾는 책 읽기


    그런 뜻에서 나는 청소년에게 직업의 세계를 안내하는 것과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길을 보여주는 것은 구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진학이나 직업 안내는 더 말할 것 없이 청소년에게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다. 그렇지만 청소년에게는 다른 ‘길 안내’도 필요하다. 문학 독서는 자신과 세계를 가장 폭넓은 방식으로 연결한다. 시대와 사회에 맞서거나 화합하는 여러 인물을 만나 살아갈 힘을 얻고, 다양한 사상과 감정을 만나 세계를 이해하게 된다. 사회 관련 독서는 말 그대로 세상 물정을 알게 한다. 진학 여부만큼, 어쩌면 그보다 밀접하게 청소년의 삶과 연관된 요소를 배운다. 과학 분야 독서는 자연을 이해하게 할 뿐 아니라 복잡한 세상을 보는 틀을 제공한다. 과학책의 명쾌한 설명과 통찰력이 보여주는 ‘생각하는 방법’은 지식 자체보다도 가치가 있다. 예술책 읽기는 감상과 감탄을 통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비평적 사고는 우리의 안목을 키워준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책들이지만, ‘직업 선택’의 틀에서 이런 책들을 고루 읽기는 아무래도 어렵다.


    오로지 ‘읽기’를 위한 시간


    ‘읽는 힘’을 키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 청소년에게 책을 권하는 어른들이 좋은 독서 후 활동을 만들고, 토론을 가르치고, 글쓰기를 유도하는 이유도 결국 책을 더 잘 읽게 하기 위해서다. 읽는 힘은 당연하게도, 읽을 때 생긴다. 그리고 읽기는 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책에 관심을 갖고, 손을 뻗어 고르고, 재미있는 부분에 빠져들고, 모르는 부분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과정이 읽기다. 시간과 여유가 필요한 일이다.


    토론과 글쓰기로 ‘읽는 법’을 배웠다면, 읽을 시간도 주어져야 한다. 결과물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읽고 생각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자. 도서관 서가를 돌아다니며 흥미를 끄는 제목들만 읽어봐도 좋다. 읽은 데까지만 얘기하게 하자. 친구가 읽은 책 이야기를 듣게 하자. “만일 이런 책이 있다면 읽고 싶다” 하는 얘기를 나누자. 책이 보여주는 길을 따라 가보고, 돌아오거나 다시 가보게 하자. 우리가 그런 것처럼, 청소년들도 책의 힘을 믿게 하자. 『달리기의 맛』에서 길을 벗어난 소마는 예상치 못했던 멋진 길을 찾아낸다. 길을 찾는다고 곧장 달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결승점의 모습은 생각과 다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길이 소마에게 소중하고 빛나는 길이라는 것을, 그 길이 그의 페이스에 맞는다는 것을 알기에 하루마는 형을 그 길로 보내준다. 슬쩍 등장하지만, 소마에게는 부상당했을 때 담담하게 얘기를 들어준 의사 선생님이 있었다. 갈피를 못 잡을 때 조심스레 요리부에 안내한 담임선생도 있었다. 길을 찾는 청소년들을 재촉하지 말고, 조금 더 기다려 주자. 어느 길로 들어서든 걸음은 결국 스스로 떼는 것이다.


    2018. 8. 20


    * 이 글은 『도서관이야기』 제12권 5호(통권 117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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