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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책

    담담하게 풀어낸 10대 미혼모의 삶

    2018-04-02

    담담하게 풀어낸 10대 미혼모의 삶

    - 신운선 장편 『두 번째 달, 블루문』


    김고연주(서울시 젠더자문관)


    (이미지를 누르시면 도서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긴 1분이 흐른다. 눈앞에 선명한 두 줄, 엄마가 된다는 것.


    많은 여성이 화장실에서 숨죽인 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임신을 확인한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임신은 두려움과 분리될 수 없다. 생명을 낳고 키우는 것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한국 사회에서 훨씬 복잡한 맥락을 지닌다. 한국 사회에서 ‘환영받는 엄마’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아이를 키우지만 돌아오는 것은 ‘맘충’이라는 비난이다. ‘엄마’라는 이름은 이제 더 이상 희생과 존경의 대명사가 아니다.


    『두 번째 달, 블루문』(창비 2017)은 한국 사회에서 축복받지 못하는 엄마의 대표격인 10대 미혼모를 다루고 있다. 작가 신운선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10대 미혼모의 삶을 일인칭 시점으로 담담하게 풀어낸다.


    주인공 ‘수연’에게 주어진 공간은 크게 집, 학교, 쉼터 세 군데다. 각각의 공간에는 수연에게 중요한 인간관계가 있다. 먼저 수연의 집은 이른바 ‘정상 가족’에서 벗어난 형태로, 한국 사회가 10대 미혼모 자녀를 둔 가정은 이러할 거라 흔히 짐작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공간에는 딸이 아기일 때 떠나 버렸고, 아홉 살이 된 딸과 재회한 뒤에도 다시 한번 딸을 외면했던 엄마가 수연의 삶을 관통하는 축으로 존재한다. 엄마의 선택은 수연에게 큰 상처와 배신감으로 응어리져 있다. 하지만 수연은 아이를 입양 보낼지 말지 고민하면서 과거의 엄마에게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된다. 엄마와 끝내 화해할 수는 없지만, 엄마를 조금이나마 이해해 가는 과정이 수연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을 것이다.


    다음으로 학교는 수연이 남자 친구 지호를 만난 공간이다. 지호는 수연과는 반대되는 배경에서 자라 온 아이다. 지호의 안정적인 가정 환경은 10대 임신이 ‘비정상 가정의 문제아’가 저지르는 ‘비행’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해 준다. 그러나 지호에게는 남성이라는 권력과 부모의 든든한 보호가 있고, 이를 내세워 문제를 방기한다. 얼핏 지호는 부모 뒤에 숨은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당사자인 문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권력을 휘두르고 있을 뿐이다.


    무책임한 태도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수연은 학교 폭력을 당하다가 지호를 만났다. 학교는 수연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해 주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임신을 이유로 수연에게 차별을 행하는 가해자가 된다. 학교가 이성 교제와 임신, 출산을 ‘처벌’하는 모습은 학교가 어떻게 10대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지를 잘 드러낸다.


    세 번째로 미혼모 쉼터는 수연이 다른 여성들과 함께 자신의 현재를 고민하고 미래를 기획하는 공간이다. 수연은 임산부들이 아마도 “갈 데가 없어서”(102면) 여기에 왔을 거라고 짐작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10대의 임신에 무책임하고 심지어 폭력적인 한국 사회에서 쉼터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기 때문이다. 10대 미혼모에게 주어진 몇 안 되는 ‘갈 데’가 쉼터인 것이다.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이곳에 온 미혼모들은 서로의 선택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삶을 기획할 용기를 얻는다.


    『두 번째 달, 블루문』은 10대의 임신을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비행’으로 보는 시선을 ‘그랬구나, 그럴 수 있겠구나.’로 바꾸어 내는 힘을 지니고 있다. 또 배 속의 아기가 엄마만이 아니라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존재임에도 오롯이 엄마 개인의 문제로 여겨지게 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담고 있다. 하지만 수연은 여성의 임신을 둘러싼 가부장적 시선과 억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홀가분하게 살기 위해 아기를 남에게 미루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132면)라는 문장이 보여 주듯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더 옳은 행동이라는 판단이 언뜻 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낙태도, 입양도 그리고 이혼도 옳고 그름을 일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많은 여성이 건강과 목숨을 위협받으며 임신 중절 수술을 하고,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맡긴다. 성인이어도, 직장이 있어도, 부모가 도와줘도, 결혼을 했어도 출산을 포기하는 현실 속에서 수연의 선택은 어쩌면 ‘소설’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소설을 압도하는 현실을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2018. 4. 2


    * 이 글은 『창비어린이』 (2018년 봄호)에 실린 글을 재수록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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