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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책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2019-01-21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나이는 거저먹는 거니까, 생색내지 말자”


    김현(시인)



    『그해 가을』 권정생 원작 /유은실 글, 김재홍 그림, 창비


    그해 가을, 이라는 제목을 읽자마자 ‘하아’하고 어딘가에 숨어 있던 ‘가을의 숨’이 터져 나왔다면, 당신은, 어쩌면, 어른.

    지극히 주관적이긴 합니다만, 권정생 선생의 산문을 아직 읽지 않은 당신은 어른이 아닙니다. 권정생 선생의 산문을 읽고 ‘아, 좋다’하고 감탄하는 당신은 아직 어린이 어른. 권정생 선생의 산문을 읽고 ‘아, 슬프다’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당신은 아직 청소년 어른. 권정생 선생의 산문을 읽고 아무 말 없이 창밖을 가만히 내다보는 당신은, 어른입니다. 다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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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태응 전집』 권태응, 창비


    이런 두꺼운 책은 누가 읽는 걸까?’

    집에서는 침대에 눕기 바빠서 출퇴근길에 부러 책을 읽습니다. 자연히 작고 얇은 책을 들고 다니게 되지요. 그러다 보니 요즘엔 수백 쪽이나 되는 책이랑은 거리가 먼 ‘지하철독서생활자’가 되어 가고 있고, 간혹 들고 다닐 수 없도록(?) 제작된 책을 보면 지레 겁이 납니다. ‘이 책은 잠과 거리가 너무 가깝지 않습니까…’ 그러나 잠에 빠질 때까지만 읽으려고 하다가 잠이 달아날 때까지 읽고 기어이 떠오르는 해를 보게 하는 신비로운 책도 있지요. 그런 책 중에는 우리가 태어나 지금까지 몇 번 잠에 빠졌는지를 궁금하게 하고, 그 잠속에 찾아왔던 괴물이나 유령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게 하는 책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동심을 돌려주지요. 동심에 퐁당 빠져서 “살픈살픈 함박눈” 퍼붓는 밤에 사부작사부작 읽는 책은 어른에게 필요한 걸까요, 어린이에게 필요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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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커진다면』, 마리아 덱, 미디어창비


    24시간이 모자라. 어른들은 입버릇 말하지요. 숫자 앞에서 어른들은 참 쓸모 있는 말을 많이 합니다. 쓸데없는 꿈도 많이 꾸고요. 돼지가 꿈에 나오면 로또를 사러 달려가는 어른은 얼마나 순진무구한지요. 그러나 아이들에게 숫자란 참 쓸모 있는 꿈을 꾸게 하고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게도 합니다. 가령, ‘1처럼 커진다면 7가지 직업을 가지고 혼자서 피자 20판을 먹는 동물 산책가가 되겠다.’라는 말은 얼마나 실현 가능한 말인가요. 얼마나 쓸데없는 꿈인가요!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잃어가는 ‘어른의 말’은 ‘만약에…’라는 말이 아닐까요. 만약에 당신이 지금도 어른의 말을 잃지 않았다면 당신은 참 쓸모 있는 어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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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정혜신/진은영, 창비


    얼마 전, 우리는 만 24세의 비정규직발전노동자 김용균 씨의 죽음을 동시에 경험했지요. 컨베이어벨트에 말려 들어가 머리와 몸이 분리되었다는 처참한 얘기 앞에서 누군들 가슴이 철렁하지 않았을까요. 신체를 분리할 수 있는 권리를 자본은 언제 얻은 걸까요. 9년간의 투쟁 끝에, 12년간의 투쟁 끝에 ‘복직 합의’를 이루어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KTX 승무원 노동자들이 손을 맞잡은 사진을 보다가 합이 ‘21년’ 이라는 시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노동의 가치가 아니라 노동자의 값어치를 계산하는 일을 자본은 누구에게 허락받았을까요. 부모님이 사준 양복을 입고 새 구두를 신고 수줍게 웃으며 뽐내던 故 김용균 씨의 생전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생전 모습이라는 말은 매번 살아남은 자들을 깊은 슬픔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지요. 그럴 때마다 우리는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천사가 우리 옆집에 살고 있다고요. 당신과 내가 좋은 나라에서 만날 거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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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오늘 혼자 바다에 갈 수 있어요』, 육호수, 아침달


    ‘홀로 걸어가는 고독한 인간의 침묵 속에서 말은 불현듯 집을 얻는다.’라는 피카르트의 말처럼 우리는 혼자가 되어서 마침내 진리(생각)의 창문을 열게 되지요. 어릴 때는 혼자가 되는 일이 그렇게 싫더니 요즘은 혼자서, 그 심심한 상태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데서 소소한 기쁨을 느낍니다. 그 순간에 하는, 혼자서 바다를 찾아가는 상상은 ‘어른의 상상’이지요. 어른이 아니고서야 한겨울에, 기차에, 밤바다에, 바닷바람에, 옛 추억에, 허름한 선술집에, 조개구이에, 한잔 술에 마음이 출렁출렁하겠습니까. 그렇지만 학창시절에 그 선배는 그 나이에 ‘왜째서’ 김광석이나 유재하의 노래를 그렇게 불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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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외출』, 마스다 미리, 이봄


    마스다 미리의 만화와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대체로 싱거운 맛이 있어서요. 우리의 생활은 대개 밋밋하고 그런대로 그렇게 흘러가는 거니까요. 오늘의 인생을 한번쯤 돌아보는 건 생일이나 누군가 또 이 세상을 떠났다는 부고를 받을 때지요. 생일의 인생 점검은 대체로 살겠다는 다짐으로, 부고로 인한 인생 점검은 대체로 산다는 건 뭘까, 라는 의문으로 끝이 납니다. 다짐과 의문. 어른은 누구보다 이 두 가지를 성실히 해내는 사람이 아닐까요. 언젠가, 우리 이모, 희숙이 이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을 때 저는 울다 말고 맹물에 맨밥을 말아 이모가 좋아하던 명태조림을 얹어 먹었습니다. 그때 저는 다짐하는 인간이었을까요, 궁금해하는 인간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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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까치


    오늘은 회사 팀원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이제 막 마흔이 되고 사십대 초반에 접어든 몇몇 동료들이 자칭 ‘영 포티’를 결성하고 ‘아재는 될지언정 꼰대는 되지 말자’는 모토를 세웠노라는 귀여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같이 걷던, 강 실장이 말했습니다. 아재도, 꼰대도 되지 않는 쉬운 방법. 입을 다물 것. 아뿔싸. 어른의 귀여움이란 과연 입에서 시작해서 입으로 끝나는 것인가. 입만 살아서 드립력 대결을 펼치던 친구들이 하나둘 말수가 적어지고 혼자서 소주잔에 소주를 따라 마실 줄 알게 되는 풍경이 떠올랐습니다. 마흔에 우리는 마침내 침묵의 사전적 의미를 깨치게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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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나먼 섬들의 지도』, 유디트 샬란스키, 눌와


    여행이라고는 학창시절 수학여행이 전부인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집이 곧 여행지이며, 살림이 곧 모험인 친구가 어제는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여행 가고 싶네.”라는 말을 전해 왔습니다. 비로소 너도 어른이구나, 싶었습니다. 날씨 탓도 아니고 사람 탓도 아니고 업무 탓도 아닌데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든다는 건 ‘어른의 쓸쓸’에 스며드는 일. 그럴 때 어딘가 먼 곳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섬’이 하나 있다는 생각은 유별나게도 가슴을 저릿하게 합니다. 친구에게 이제는 종종 여행을 다니자고 말을 건네자, 친구에게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벌써, 피곤하다.’ 어른의 쓸쓸은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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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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