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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책

    거대한 슬픔의 역사

    2017-08-07

    거대한 슬픔의 역사

    - 영화 「군함도」와 꼭 함께 봐야 할 소설 『군함도』


    이주현(기자)


    군함도를 다룬 책과 영화와 방송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오고 있다. 2015년 7월 군함도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당시 일본은 부끄러운 강제징용의 역사를 덮으려 했고, 반복되는 일본의 역사 왜곡은 오히려 군함도의 비극을 다시금 주목하게 했다. 마침 류승완 감독은 천만 영화 「베테랑」(2015)을 지나 차기작으로 블록버스터 「군함도」를 만들었다. 한수산 작가는 이보다 훨씬 앞선 1989년부터 군함도의 비극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장편소설 『군함도』(전2권, 창비 2016)는 일제강점기 하시마 섬에 징용된 조선인과 나가사키 원폭투하로 희생된 피폭 조선인의 삶을 그린 5권짜리 소설 『까마귀』(2003)를 새로이 집필해 내놓은 책이다.


    군함도의 본디 이름은 하시마. 거대 군수기업 미쓰비시의 자본 아래 놓여 있는 항구도시 나가사키에서 남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섬이 하시마다. 섬 모양이 군함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군함도의 해저탄광에는 수많은 조선인이 징용공으로 끌려왔다. 그들은 가혹한 강제노동에 내몰렸지만 고립된 섬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섬을 빠져나가서 산다는 보장만 있다면 왜 난들 안 가겠냐. 살아서 여기를 빠져나갔다는 사람, 누가 있었냐. 바닷물에 팅팅 불어가지고 죽어 돌아온 조선사람, 선착장에 내팽개쳐놓고 이거 봐라 도망치는 놈들 다 이 꼴 된다 보여주다가, 저 건너 화장터 섬으로 끌어가 태워버리면 그뿐, 그뿐이다.”


    친일파 집안의 차남 지상은 형 대신 징용에 나섰다가 하필 험하기로 소문난 하시마에 들어온다. 같은 춘천고등보통학교 출신 우석과 함께 징용생활을 시작한 지상은 고향집에 두고온 임신한 아내 서형을 생각하며 고된 노역의 날들을 견뎌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답게 살려던 생각은 사라지고 차츰 자신이 ‘벌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괴롭다. 분노와 서러움이 쌓이고 쌓인 지상과 우석은 결국 탈출을 도모한다.


    그러나 우석은 군함도의 유곽에서 일하는 금화를 사랑하게 되어 그녀를 두고 혼자 떠나는 것이 마음 편치 않다. 그 어지러운 마음 탓인지 지상은 탈출에 성공하고 우석은 군함도에 남게 되며 금화는 죽음을 맞는다. 2권에선 공간과 서사가 확장된다. 군함도에서 조선인을 노예처럼 부려먹던 일본인의 행태는 나가사키에서도 반복된다. 군함도에서의 비극은 좀더 특수했을 뿐 결코 지엽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나가사키 조선인 징용자들은 미국의 원폭 투하로 죽음을 맞는 순간까지 차별과 멸시를 받아야 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죄악, 국가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거대한 죄악”에 대한 성찰을 향해 『군함도』는 나아간다. “이 모래알 같은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으로는 항거할 수 없이 크고 엄청난 어떤 집단이나 제도가 거대한 악이 되어 우리를 내리누르며 지배하고 있는 거다. 집단의 탐욕과 편견이 거대하게 뒤엉키고 제도와 제도간의 경멸과 증오와 부패가 거기 뿌리 깊게 자리 잡아 그들만의 거대한 악을 구축하고 결속시킨다. (…) 내 조국 조선의 무능 또한 거대한 악이었다면, 아버지를 앞세운 우리 집안도 그 거대한 악에 닥지닥지 매달린 작은 악의 진딧물 하나하나는 아니었던가.”


    『군함도』는 인간답게 살고 싶어 군함도를 탈출했으나 결국엔 피폭으로 재가 돼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성공과 실패의 역사가 아닌 커다란 슬픔 그 자체를 담아낸 소설은 한수산 작가의 명문장들로 더욱 애달프다. 군함도의 실상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전반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담아낸 이 책은 역사서의 기능까지 충실히 수행한다. 역사가들이 채 기록하지 못한 개인의 역사가 이렇게나마 다시 이야기된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지 모른다. “넌 여전히, 아직도 사람이냐?” “그것까지 포기하지는 못하고 살았습니다.” 이런 말들을 주고받으며 이 악물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저 묻히지 않아서 말이다.


    “사람의 결심은 작은 것에서 온다. 결심이 크고 굳다 해서 그 시작도 큰 것에서만 오지 않는다. 작은 씨알이 크게 자라 줄기를 뻗고 가지를 치며 솟아오르는 것처럼, 결심도 그 시작은 작은 씨앗이었다. 쥐가 그랬다. 지상이 몸을 털고 일어서도록 불러일으킨 건 쥐였다. 목덜미를 간질이며 입을 타고 나가던 쥐의 그 발톱을 그는 결코 잊지 못했다. 결심은 거기서 시작되었다. 그 결심을 서형의 편지가 안아올렸다. 밀려왔다가 부서지고 또 부서지는 파도를 내려다보며 지상은 서형에게 말했다. 어떻게든 이 섬을 빠져나간다. 쥐가 밟고 가는 나를 여기 이대로 처박아둘 수는 없다. 목숨을 건다, 서형아.”(1권 218쪽)



    2017. 8. 7


    * 이 글은 『씨네21』 1115호에 실린 글을 재수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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