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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고양이

    맹랑한 노랭이들

    2018-03-02

    맹랑한 노랭이들


    조은(시인)


    우리집 지붕에서 5년 동안 살았던 고양이들에겐 이름이 없었다.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평생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라고 생각한 나는 이름 대신 제1호를 큰엄마, 딸인 암컷을 작은엄마, 수컷을 아들놈이라고 대충 불렀다. 그처럼 내가 마음을 활짝 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 녀석들은 우리집 마당에서 밥을 먹고 내가 마련해준 화장실을 쓰면서도 나를 무서워했다. 동네 수많은 길고양이가 나만 보면 몸을 뒤집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내 몸에다 비벼대는 데 비하면, 하나같이 은혜를 모르는 맹랑한 녀석들이었다.


    사실 나는 우리집 고양이들이 왜 나를 무서워하는지 알고 있었다. 작은엄마인 제2호는 새끼의 젖을 뗄 무렵, 큰엄마는 그보다 먼저, 아들놈은 마지막에, 모두 내 손으로 잡아 중성화시켰기 때문이다. 세 녀석 중 작은엄마가 내게 느낀 배신감이 가장 컸다. 중성화수술 직후 마지막으로 품고 있던 새끼마저 잃어버린 그 녀석은 나의 집에 깃들어 살면서도 여섯 달 동안 얼굴 한번 보이지 않았다.

    나만 보면 버선발로 달려오는 골목 길고양이들과 우리집 지붕 위의 고양이들을 나는 똑같이 먹였다. 우리집 고양이가 특혜를 받았다면 마당의 화장실, 스티로폼 상자뿐.


    우리집 노랭이들은 골목에서 서열이 가장 낮아 내가 있는데도 그 잘난 스티로폼 집 한 채 지켜내지 못했다. 피투성이가 되어 쫓기거나,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동족에게 지레 겁을 먹고 처절하게 울어대는 두 고양이가 있는 나의 머리맡은 늘 발칸반도의 화약고 같았다. 내가 한밤에 일어나 긴 막대기를 들고 장대높이뛰기 선수처럼 뛰어다녀도 녀석들의 거처는 안전하지 못했다.


    날이 갈수록 17년 넘도록 세들어 사는 집에서 더부살이하는 고양이들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갔다. 부담감에 짓눌려 자다가도 눈을 번쩍번쩍 뜨곤 하던 그 무렵 나는 골수검사를 받아야 했고, 앞날이 캄캄한 내 어깨 위엔 나를 원수처럼 여기는 두 마리의 고양이가 올라앉아 발톱을 박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나를 짓누르던 불안감이 실체를 드러냈다. 집주인 부부가 찾아와 집을 비워달라고 했다. 미적거리는 내게 그들은 최종 날짜를 말한 뒤 단호한 얼굴로 사라졌다. 그 날도 맹랑한 노랭이 2,3호는 마당에서 나와 마주치자 잽싸게 지붕 위로 뛰어올랐다. 아들놈의 뭉툭한 꼬리가 채 사라지기도 전, 분무된 고양이털이 시야를 가렸다.


    2018.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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