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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고양이

    제2호 고양이

    2018-02-19

    제2호 고양이


    조은(시인)


    걸어서 광화문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는 주택가에 길고양이가 그렇게 많은 줄 예전에는 몰랐다. 이런 환경에 살면서 나는 고양이가 무섭다는 말을 수없이 되뇌고 있었다. 길고양이와 마당에서 마주칠 때마다 얼어붙던 내게 온기를 주던 개는 한줌 재가 되어 흙으로 돌아간 지 이미 몇달이 되었다. 이젠 해산한 고양이가 새끼 한 마리를 데리고 우리집 지붕 아래 깃들어 살았다.


    고양이 모자는 조용히 살았다. 나는 딱 한번 아기고양이 울음소리를 바람결에 들었을 뿐이다. 잠깐잠깐 지붕 위로 모습을 나타내던 아기고양이의 눈동자는 아직 제 색을 형성하지 못해 흐릿한 옥빛을 띠고 있었다. 그 때문에 녀석의 외모는 무척이나 신비로워 보였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있었고, 더부살이하는 녀석들 역시 끝없이 하악질을 하며 나와 거리를 악착같이 유지했다.


    고양이가 깃들어 살고 있는 나의 집에 오는 사람들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당장이라도 고양이를 내쫓고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자들과, 고양이와 같이 살고 있는 나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자들. 두 부류의 눈길 모두 내겐 개운치 않았다.


    그렇게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었다. 4월 어느 날, 캐나다에 사는 친구가 우리집에 와 하룻밤을 자고 난 날 아침. 마당과 지붕 위로 오가는 고양이를 바라보던 그녀가 말했다. “작은 고양이가 새끼를 가진 것 같아요.” 나는 웃으며 그녀석이 수컷이며, 어미 몫까지 다 먹어치워서 살이 찐 거라고 말했다. 그 무렵 그 녀석은 먹을 거라면 물불을 안 가려서 내게 꽤 미움을 받고 있었다. 나를 저승사자처럼 대하던 녀석이 손에 들린 간식을 낚아채 간 적도 있었다. 그것은 내가 늘 측은히 여기는 제 엄마에게 주는 간식이었기에, 나는 발을 구르며 “이 못된 아들놈이!” 하곤 했다.

    그 날로부터 1주일도 되지 않았을 때 어린 수고양이가 이유 없이 며칠을 앓으며 생사의 고비를 넘고 있었다. 그 녀석에게 닥친 위험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나는 사흘째 되던 날 동물보호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곧 통덫을 양손에 들고 직원이 나타났다. 지붕 위로 올라갔던 그가 도토리만 생명들을 눈앞으로 내밀 때까지도 나는 녀석이 난산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다. 왜 나는 그 녀석이 수컷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걸까?


    막 해산한 고양이는 발정난 기미도 전혀 없었고, 태어난 지 여섯 달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다. 사람으로 치면 소녀 강간을 당한 것과 같은 나의 제2호 고양이는 그때부터 내게 애틋해졌다.


    2018.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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