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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고양이

    사냥왕 더벙이

    2017-12-15

    사냥왕 더벙이


    한영인(문학평론가)


    더벙, 하고 부르면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된 것처럼 즐겁다. 문득 눈앞에 어리숙한 더벅머리 시골 총각의 수줍은 미소가 떠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먼 곳에서 어릴 때 쓰던 비누향이 풍겨오는 듯도 하다. 더벙, 하고 나는 가끔 혼잣말을 한다. 그러면 움직임이 적고 조용했던 고양이 한마리가 가만히 내 옆에 와서 앉는다. 나는 더벙의 하얀 털을 쓰다듬으며 그날밤의 소동을 떠올린다. 커다란 지네와 혼자서도 잘 싸웠던, 용감했던 우리 더벙.


    작년여름의 밤이었다. 그해의 유난한 더위에 대해 이야기하며 평소처럼 아내와 나는 침대에 누웠다. 발치에 있는 작은 공간은 더벙을 위해 남겨두었다. 더벙은 늘 우리가 자리에 누운 뒤에 자신의 자리에 찾아들기 때문이었다. 혼곤하게 잠에 빠져 있는데 거실에서 무언가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보다 잠귀가 밝은 아내가 먼저 깼고 나를 흔들었다. 자기야, 무슨 소리 안나? 어디선가 작은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시계를 확인했다. 새벽 3시였고 늘 침대에 함께 있던 더벙이 보이지 않았다.


    거실에 나가 불을 켰다. 그러자 거실 창문을 향해 앞발을 계속 내젓고 있는 더벙이 눈에 들어왔다. 더벙아, 거기서 뭐해? 하며 가까이 다가서던 나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더벙이 좇고 있던 것은 커다란 지네였던 것이다. 제주에 지네를 비롯한 벌레들이 많다는 얘긴 익히 들었지만 그렇게 커다란 지네를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지만 더벙은 야밤의 침입자를 쫓기 위해 계속해서 자신의 앞발을 던졌다.


    지네를 잡기 위해 그랬던 거구나. 그러자 나는 더벙이 문득 강물에 몸을 적셔 산불을 끈 충견처럼 대견하게 생각되었다. 물론 더벙 입장에선 재미있는 라이브 장난감을 갖고 논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우리는 더벙과 합세해 지네를 공격했고 생포한 지네는 한라산 소주병으로 들어갔다. 지네주의 효능을 검색해보며 우리는 간식통에서 츄르를 꺼내 더벙에게 건네며 녀석의 용맹한 사냥정신을 치하했다.


    앞발질을 잘하는 무서운 고양이가 이 집에 산다는 소문이 동네 지네들에게 퍼진 것일까. 이후로 집에서 그렇게 커다란 지네를 본 적이 없다.


    2017.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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