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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고양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더라도

    2017-12-01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더라도


    김사슴(10년차 집사)


    힘든 시간은 느리게만 흐르더니 마지막은 너무나 빨랐다. 병원에 가서 진정제라도 맞히려고 틈을 보는 사이 경련은 쉬지 않고 이어졌다. 고운 눈이 다 상했다. 마지막 숨을 내쉬는 줄도 모르고 그 모습이 귀여워서 바보같이 웃었다. 몸을 떠나는 순간까지 나나가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떠난 나나 앞에서 미안하다는 말밖에 못 했다. 나나는 만 이년을 아팠다.


    나나가 떠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엄마나 친구들 연락을 피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물어와 짐짓 사실만 말했다. 마음 따뜻한 이들이 일과 뒤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자고 해주었다.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는 일이 가장 두려웠다. 짙게 깔린 어둠보다 작은 빈자리가 더 크고 무거웠다. 이따금 모니터 뒤에서 숨죽여 울었다. 모든 시간이 나나가 있던 때와 사라진 때로 나뉘었다.


    언젠가 테드 창(Ted Chiang)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를 보았다. 친구와 그 단편을 말한 적 있다. 콜드플레이의 한 뮤직비디오가 떠오른다고. 역행하는 이야기들. 어두운 상영관에서 내내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을 알고도 시간을 거슬러 너를 만난다면 분명히 똑같이 선택할 거라고. 그래서 순간순간을 더 소중히 여길 거라고. 다시 못 올 시간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듯 최선을 다해 사랑할 거라고. 그렇게 해주지 못해서 다만 미안하다고. 너무 많이.


    *


    나나가 떠나고 보름 뒤 새 가족이 생겼다. 어느 가정에서 다섯 중 막내로 태어난, 자아 강한 고양이 토리. 일본어로는 새를 뜻하고 핀란드어로는 광장을 뜻하지만 어느 낱말과도 관계가 없다.

    이 작은 고양이는 목소리가 높고 사람 어깨나 등에 올라타기를 좋아하며 기억력이 좋다. 장난감을 한번이라도 넣어둔 서랍이나 수납장을 열 때면 꾸르릉 하는 특유한 소리를 내며 달려온다. 그 귀여운 마음을 채워주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것.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 나나는 나를 이렇게 키웠다.


    *


    나나가 떠난 지 일년이 되던 새벽, 꿈에서 나나를 만났다. 나나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 아플 때 누군가에게 보냈는데 다시 만나니 전처럼 건강했다. 너무 반갑고 다행이라 나나를 꼭 안고 어루만지며 울었다. 나나 이제 아프지 않구나. 다행이야, 나나가 고통스럽지 않고 건강하다니 더 바랄 게 없어,라고 말하며. 아픈 나나를 잠시 맡아준 건 신이었을까.


    2017.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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