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온 호치형제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우리는 녀석들을 씻기고 말렸다. 날카롭게 자란 손톱을 깎아주었고 사료는 먹기 좋게 물에 불려주었다. 처음에는 책장 구석에 몸을 숨기고 여간해서는 밖으로 잘 나오지 않으려더니 며칠 지나자 마치 제 오랜 고향처럼 이곳저곳을 씩씩하게 함께 누볐다.
호두는 치즈보다 몸집이 작았다. 하는 짓도 더 아기 같았다. 우리는 치즈를 형, 호두를 동생으로 정했다. 엄마의 품이 그리울 때마다 호두는 치즈의 품을 파고들어 젖을 빨았다. 맹렬하게 달려드는 호두에게 제압당한 치즈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젖을 빠는 호두를 내려다보았다. 너무 심하다 싶어 호두를 떼어놓으면 치즈의 가슴팍은 호두가 묻힌 침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그렇지만 치즈는 호두를 거부하지 않았다. 필요할 땐 서로의 품을 내어주면서 둘은 늘 한몸처럼 붙어 있었다. 밀애를 나누는 연인처럼 포근한 이불 위에서 서로의 몸을 포갰다. 그 모습이 너무나 평온하고 뭉클해서 그걸 바라보는 우리의 입가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호치형제들을 보니 잊고 있던 옛 노래가 떠오르기도 했다. ‘조금만 더 가까이 내 곁에 있어줘. 널 사랑하는 만큼 기대 쉴 수 있도록. 지친 어둠이 다시 푸른 눈 뜰 때 지금 모습 그대로. Oh,baby. 제발 내 곁에 있어줘.’
호치형제들의 사진을 찍으며 나는 이 기나긴 프로젝트에 제목을 붙인다면 이 노래 제목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건, 애송이의 사랑. 애송이 부부와 애송이 고양이 형제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사랑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