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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1

    글 박성우 2017-11-22

    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31

    박성우(시인)

    우수수 떨어진 낙엽들이 아무렇게나 길에 나뒹구는 줄로만 알았는데요. 그게 아니었군요. 가로수가 하늘을 닦던 제 손바닥을 아래로 내려, 그대와 내가 걷고 있는 길을 “팽글팽글 구르며/ 닦고 또 닦아주”고 있는 거였군요.

    길


    최영철


    청소부가 한나절 쓸어놓고 간

    지상의 길이

    마음에 차지 않는지

    가로수는

    조금 전까지 산들거리며 하늘을 닦고 있던

    제 손바닥을 거두어

    우수수 아래로 날려 보냈다

    지나가는 사람들 발길에 채이고 밟히면서

    그 손바닥들은

    제멋대로 흩어진 지상의 길을

    팽글팽글 구르며

    닦고 또 닦아주었다


    말끔히 닦인 그 길로

    금방 진흙탕을 건너온 한 사나이의

    비틀거리는 발자국이 찍히고 있다


    2017.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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