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22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다급하고 당혹스러운 상황인데도 속없이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는 건 뭘까요. 애써 웃음을 참다가도 ‘급히 볼일을 보느라 버스를 놓쳤다든지.’ ‘급해 죽을 것 같아 근처 건물로 뛰어들었는데 화장실이 잠겨 있다든지’ ‘급한 대로 해결은 했는데 휴지가 없어 왼쪽 양말을 벗을까. 오른쪽 양말을 벗을까. 아님, 두 짝을 벗어 겹쳐 쓸까 고민을 했다든지.’ 같은 악몽이 떠오르는 건 또 뭘까요. 아참, ‘바작’은 짐이나 꼴을 싣기 위해 지게에 얹는 일종의 소쿠리 같은 물건인데요. 통상 싸리나무나 대나무로 엮어 만든답니다.
이 바쁜 때 웬 설사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