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16
시골집 마당 텃밭에는 심겨진 부추를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사람이 떠나고 집이 무너져도 부추는 남아 번지다가 꽃을 피워내기도 할 텐데요. 시인은 어쩌면 단 6행의 짧은 시에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를 애잔하고도 단정하게 담아낼 수 있었을까요. 시인의 시선이 “부추꽃”보다 하얗게 눈부십니다.
부추꽃
물어물어 찾아갔더니
부추꽃만 하얗게 피었습니다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살았었다고
뜨물 빛 부추꽃이 고샅까지
마중 나와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