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의 '시가 어려운 당신에게' 136
목도리를 버스에 두고 내린 적이 있습니다. 먼 곳의 식당에 놓고 온 적도 있고, 어디쯤에서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른 적도 있습니다. 추운 날 목을 감싸주던 목도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내가 아닌 “누구인가”를 따뜻하게 “끌어안고 있을” 목도리, 같은 사람이 문득 떠오르기도 하는 시입니다.
목도리
목도리를 잃어버렸다
며칠을 눈에 밟혔다, 그러나 아마도……
그것은 지금 누구인가의 목을 한창 끌어안고 있을 것이다
마치 내 목에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