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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詩처방

    시요일과 함께하는 시詩 처방전 14

    2018-09-28

    시요일과 함께하는 시詩 처방전 14



    사연

    이예* 님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을 때, 입을 다물어버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렇게 피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제 목소리를 내는 것에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 이야기할 대상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인지, 잘 전달할 자신이 없는 것인지... 그 무엇도 모르게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상대가 먼저 말을 걸어왔는데 결국 입에서만 우물우물하다 말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언젠가 마주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처방시

    말과 별

    -소백산에서


    신경림


    나는 어려서 우리들이 하는 말이

    별이 되는 꿈을 꾼 일이 있다.

    들판에서 교실에서 장터거리에서

    벌떼처럼 잉잉대는 우리들의 말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는 꿈을.

    머리 위로 쏟아져내릴 것 같은

    찬란한 별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어릴 때의 그 꿈이 얼마나 허황했던가고.

    아무렇게나 배앝는 저 지도자들의 말들이

    쓰레기 같은 말들이 휴지조각 같은 말들이

    욕심과 거짓으로 얼룩진 말들이

    어떻게 아름다운 별들이 되겠는가.

    하지만 다시 생각한다, 역시

    그 꿈은 옳았다고.

    착한 사람들이 약한 사람들이

    망설이고 겁먹고 비틀대면서 내놓는 말들이

    자신과의 피나는 싸움 속에서

    괴로움 속에서 고통 속에서 내놓는 말들이

    어찌 아름다운 별들이 안되겠는가.

    아무래도 오늘밤에는 꿈을 꿀 것 같다,

    내 귀에 가슴에 마음속에

    아름다운 별이 된

    차고 단단한 말들만을 가득 주워담는 꿈을.



    처방전

    잘 듣고 있나요


    김현(시인)


    요즘 정말 말 잘하는 사람이 많지요. 말솜씨는 타고나는 거라지만, 그래도 괜히 말(잘하는 사람) 앞에서는 주눅이 들곤 합니다. 실은 누구든 작아졌다 커졌다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말입니다. 하지만 능변인 사람의 말이 다 제대로 된 것은 아니며 눌변인 사람의 한마디 촌철살인이 많은 이들을 휘어잡는 걸 보면 때때로 말은 참으로 신기한 것 같습니다. 말은 하긴 쉬워도 잘하긴 어렵고 듣긴 쉬워도 잘 듣긴 어렵죠.

    말 때문에 겪는 곤란을 저 역시 모르지 않습니다. 저도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으며 지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저는 남들 앞에서 하지 못한 말들이 많아서 여러 권의 일기장을 책상 서랍에 보관해놓곤 했습니다. 욕설도 많았고 누군가를 향한 애정의 말도 많았죠. 돌이켜보면 그때부터 저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기보다는 말을 잘 듣는 사람으로 훈련되어온 것 같습니다. 그게 지금의 저를 부단히도 다정한 사람으로 존재하게끔 힘이 되고 있죠. 예* 님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말을 잘 못해서 힘없는 사람일까요, 말을 잘 들어줘서 힘 있는 사람일까요. 말은 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것인 듯합니다. ‘침묵하기’를 자신의 버릇으로 삼으면서 깨친 것입니다.

    언젠가 한 작가와의 만남에서 말 잘하는 법에 관하여 물어온 독자가 있었습니다. 듣자 하니 그이는 말하지 못해 가슴에 응어리가 쌓인 만큼 타인의 말로 입은 상처가 많았습니다. 잘 들어주는 사람한테 우리는 늘 가혹하게 굴잖아요.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않고 자칫 선을 넘게 되지요. 저는 그이의 얘기를 듣고서 말의 항아리에 말이 쌓여 마음에 병이 생기는 사람에 관해 쓰게 되었습니다. 듣지 않았더라면 할 수 없는 말이었죠.

    최근 한 정치인의 성폭력을 고발한 피해자의 말을 기억합니다. 사법부는 ‘우물쭈물’ 말한 피해자의 말 대신 거침없는 가해자의 말만을 듣고 엉뚱한 판결을 내놓았지요. 그런 걸 생각하면 정말이지 말은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듣는 게 중요한 거라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습니다. 말은 못할 때보다 못 들을 때 더 무서운 겁니다.

    말을 시원시원하게 해놓고 뒷일은 나 몰라라 하는 사람과는 두번 다시 말하고 싶지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을 잘하진 못해도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는 언젠가 또 한번 말하고 싶어지지요. 진정한 능변가는 이야기를 듣고 싶게끔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고 싶게끔 만드는 사람이 아닐까요. 예* 님은 말을 잘하는 편에 속하지 못할지라도 말을 잘 들어주는 편에는 쉬이 속할 겁니다. 대화란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동시에 발생하는 행위이지요. 그러니까 말이란 결국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잘 말하게 되어 있습니다. 듣지 않고 말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이에요. 그런 일방통행 속에서 지금껏 자신이 쌓아온 침묵을 토대로 자신만의 대화의 속도, 대화의 방향, 대화의 흐름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우정이, 애정이 깊은 이들과 함께요. 아주 쉬운 것부터요. 가령, 오늘의 점심 메뉴를 고른다거나, 약속 장소나 시간 등을 당신이 한번 결정해보는 겁니다. 그렇게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을 조금씩 만들어보는 겁니다.

    이런 상상을 한번쯤 해보는 것도 좋겠지요. 나의 말이 이루는 별에 관해서요. 당신이 내뱉는 말들은 어떤 별, 어떤 별의 자리를 이루게 될까요. 수많은 침묵과 한마디 말로 이루어진 말의 성운은 보기에도 반짝이는 것이겠지요. 누군가는 그 말의 무리를 올려다보면서 해야 할 말을, 하고 싶은 말을 할 용기를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애써 침묵을 이겨내려 하지 마세요. 애써 말을 이기려고 하지 마세요. 당신이 마주해야 할 것은 ‘대화’랍니다. 이미 잘 듣고 있잖아요.


    2018.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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