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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詩처방

    시요일과 함께하는 시詩 처방전 01

    2018-02-02

    시요일과 함께하는 시詩 처방전 01



    사연

    이은빈 님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학교 4학년, 11살 때 좋아하는 가수가 생겼어요. 그때부터 힘들 때도, 외로울 때도, 기쁘거나 행복할 때도 그 가수를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어요. 제가 그의 위로를 받으며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하지만 며칠 전 그 가수가 세상을 떠났어요. 기사를 접하고 친구들이 연락해온 뒤부터 이틀 내내 울었어요. 새벽에 동생에게 그동안 속에 담아둔, 누구에게도 말 못한 제 이야기를 꺼냈어요. 자책도 하고 그 사람을 좋아했던 추억도 떠올리며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서야 저는 괜찮아졌습니다. 하지만 문득문득 그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요. 그를 생각하다가 아, 이제 없지, 맞다, 하다가도 다시 멍해지고. 누군가를 좋아하고 응원한다는 건 참 멋지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요즘은 그 생각이 정말 옳은 걸까? 자꾸 고민하게 됩니다. 그 사람을 향한 수많은 악플보다 제가 더 많은 사랑을 주면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저는 지금 많이 혼란스러워요.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응원한다고 전하는 말들이 그에게 더 부담이 될 것 같아서. 현재 좋아하는 다른 가수를 보는 것도 조금은 힘이 들어요. 더 단단하게 살아야겠다, 생각은 하지만 제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처방시

    푸른 밤


    박소란


    짙푸른 코트 자락을 흩날리며

    말없이 떠나간 밤을

    이제는 이해한다 시간의 굽은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볼수록

    이해할 수 없는 일, 그런 일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


    사소한 사라짐으로 영원의 단추는 채워지고 마는 것

    이 또한 이해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건

    누군가의 마음이 아니라

    돌이킬 수 있는 일 따위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잠시 가슴을 두드려본다

    아무도 살지 않는 낯선 행성에 노크를 하듯

    검은 하늘 촘촘히 후회가 반짝일 때 그때가

    아름다웠노라고,

    하늘로 손을 뻗어 빗나간 별자리를 되짚어볼 때

    서로의 멍든 표정을 어루만지며 우리는

    곤히 낡아갈 수도 있었다


    이 모든 걸 알고도 밤은 갔다


    그렇게 가고도

    아침은 왜 끝끝내 소식이 없었는지

    이제는 이해한다


    그만 다 이해한다




    처방전

    4분 37초 동안 우리는 가만히


    김현(시인)


    사람들은 흔히 헤어져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누군가와 헤어지는 일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경험이 된다니요, 참 이상합니다. 세상에 경험할 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 것까지 경험하며 살아야 하는지요. 어느날엔가는 천천히 생각해보는 겁니다. 팔다리가 긴 사람과 털이 희고 복슬복슬한 어린 짐승과 불태웠던 편지와 일기장. 그러니까 한밤중에 떠오르면 계단을 오르고 복도를 지나쳐 창문 넘어 끝도 없는 밤의 청록빛 들판으로 나아가 헤매다가 돌아와서 자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의 침묵을요. 헤어짐이 좋은 경험이 되었나 하고 돌이키다보면 밤을 꼬박 지새우기도 합니다. 그때 그 불면은 무익하지만 아름답습니다. 그래요. 헤어짐도 경험이라는 조언은 헤어지는 순간의 쓰라림이 아니라 헤어진 후에 찾아오는, 막 아프지도, 막 슬프지도, 막 죽을 것 같지도 않은 마음의 시차를 이해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며칠 전, 책상 앞에 앉아 심야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이의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정말 수고했어요,라는 가사가 나오는 노래였는데요, 그이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누군가와 비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위로해주세요,라고 말하던 그이의 빛나는 심정이 떠올랐습니다. 한동안 귀 뒤에 연필을 꽂아두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때, 노래는 얼마나 긴지, 밤은 얼마나 푸른지, 그이는 지금쯤 얼마나 포근한 이불 속에 누워 있을까, 여기 남은 사람이 4분 37초의 노래를 듣는 일이 여기 남지 않은 사람의 4분 37초를 대신 살아주는 일이 되는 건 아닐까, 감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4분 37초 동안 우리는 젤리를 씹으면서, 학교와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조잘거리면서 노래를 들을 수 있겠지요. 그때 그런 우리의 일상은 아마도 그이의 자랑이 될 겁니다. ‘남겨지는 일’은 그런 걸 믿는 경험입니다. 나와 네가 아직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요.


    사랑받던 이가 조금 일찍 선택한 죽음은 살아 있는 편에선 안타까운 일이지만요, 그이의 편에서는 정말 수고했어요, 이해받을 만한 일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어떤 헤어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순간이 아니라 일생이 필요하기도 하답니다. 그이의 편에선 영원히 남겨진 사람이 되어서 푸른 밤에 그의 노래를 들으며 잠시 가슴을 똑똑 두드려보는 겁니다. 기쁜 마음으로. 침묵을 멀리 내보내고. 그의 영혼이 잠시 앞머리를 매만지며 내 하루의 끝을 위로하는 걸 느끼면서요. 어떤 이들이 그이를 잊어갈 때도요. 4분 37초 동안요. 아세요?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첫눈에 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8.2초라고 합니다. 4분 37초는 얼마나 긴 사랑의 시간일까요.


    2018.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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