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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그림

    파울라를 위한 레퀴엠

    2019-05-17

    파울라를 위한 레퀴엠

    - 파울라 모더존-베커


    이소영(아트메신저)


    최근 10년간 현대미술은 이 세 가지 키워드로 활성화된 듯하다.


    ‘여성, 다문화, 아웃사이더 아트...’


    이는 과거의 미술이 남성 중심이었고, 서양 강대국 중심이었으며, 제도권 내의 화가들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자, 이제 아래의 작가들 이름을 듣고 떠올려보자.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잭슨 폴락, 마크 로스코...’


    모두 백인이고, 서양의 미술가들이다. 2년 전 흑인 낙서화가 장 미쉘 바스키아가 옥션에서 최고가를 찍었고, 작년 몸집이 거대한 여성을 그린 초상화가 제니 샤빌이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숨겨져왔거나 간과될 뻔한 작가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모든 것들의 역사는 본디 숨기려고 하면 더 살아나며, 죽이려 들면 부활하는 힘을 지녔다. 그래서 요즘은 미술사에서 잊혀진 여성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숨겨진 작가들의 이야기가 주인공이 되어 하나씩 등장하고 있다.


    1900년 1월 1일 새벽, 새로운 시작을 위해 독일에 남편과 아이를 두고 파리로 떠난 여인이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파울라 모더존-베커(Paula Modersohn-Becker, 1876-1907). 10여년 정도의 기간만 화가로 활동했지만 남긴 작품 수는 그 어느 작가 못지않다. 파울라는 드로잉 1000여점, 유화 750점을 남겼다. 오랜 시간 여성 누드화는 비너스와 같이 신성하게 그려지거나, 남자 화가들의 인체탐구 대상의 영역이었다. 심지어 독일에서는 1900년까지 여성이 누드를 그리는 것은 미풍양속을 저해하므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 이 작품은 다르다. 여성 화가가 자화상의 누드를 그린 것이다. 심지어 임신한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훗날 이 작품은 많은 여성 화가들에게 자극제가 된다. 이 작품 이후로 여성 화가들의 자화상 누드가 등장하고, 활동도 활발해진다. 하지만 이 작품을 남긴 파울라는 자신이 훗날 근대 여성 예술 운동의 기폭제 역할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녀는 오로지 창작자인 그녀 자신으로 살고 싶어 했다.


    여섯 번째 결혼기념일의 자화상, 1906, 판지에 유화 101.8x70.2cm, 브레멘 파울라 모더존 베커 미술관


    파울라는 여성이 미술대학을 정식으로 다니기 어려운 시기를 살다가 직업예술가로서 여성들이 많은 활동을 할 수 있기 전에 삶을 끝냈다. 그녀가 삶을 끝낸 서른한살 나이는 요즘 청년들이 이제 막 꿈을 펼치기 위해 날개를 펴는 시기다.


    그녀의 작품들은 왠지 모르게 조각상을 그려놓은 것처럼 단단하다. 심지어 사람이라기보다 나무처럼 보이는 작품도 존재한다. 실제 그녀는 파리에 여행 가서 루브르 박물관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는다. 그녀가 통찰했던 지점은 고대의 미술과 자신이 해야 할 미술의 접점이었다. 당시 파울라의 일기를 보면 그녀의 미학을 엿볼 수 있다.


    동백나무 가지를 든 자화상, 1907, 목판에 유화 62x 31cm, 에센 폴크방 미술관


    “…이제 나는 고대의 두상에서 얼마나 배울 것이 많은가를 깊이 느낀다. 이들의 모습은 얼마나 위대하고 단순한가! 이마, 눈, 코, 입, 코, 볼, 턱, 이것이 전부다. 정말 단순하게 들리지만 이것은 아주 많은 것이다.”1


    그녀의 자화상은 고대 이집트의 미라와 석상을 닮았다. 마치 저대로 천년 이상 멈춰 있을 듯하다. 파울라가 남긴 마지막 자화상인 이 작품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섬뜩하다. 마치 자신의 미래를 예고하듯이 죽음이 눈앞에 온 사람의 표정이다. 그녀는 1907년 자신의 딸 마틸데를 낳고 보름 만에 죽는다. 색전증과 혈관협착증이 원인이었다. 남편과 의붓딸을 두고도 여러차례 파리로 떠나 열정 넘치는 화가의 삶을 꿈꿨던 파울라였다. 자신보다 더 능력있고, 야망도 큰 부인을 지켜보던 화가인 남편 오토 모더존(Otto Modersohn) 역시 매번 힘들어했지만 마지막까지 그녀의 꿈을 응원했다. 파울라 역시 엄마로서의 삶과 아내로서의 삶, 화가로서의 삶의 합일점을 찾기 위해 끝없이 노력했지만, 그 꿈을 이뤄보지도 못한 채 딸의 탄생과 함께 엄마로서의 삶도, 화가로서의 삶도 끝내야 했다.


    그녀는 자기 스스로 일찍 죽을 것을 예감하며 살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치열하게 살았었는지 모른다. 훗날 그녀의 친구인 시인 릴케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 1년 뒤 그녀를 위한 「레퀴엠」을 쓴다.


    시인 릴케의 초상, 마분지에 오일 템페라 32.3 x 25.4 cm


    “네가 훨씬 더 멀리 있다고 생각했지. 나는 모르겠다.

    다른 사람도 아닌 네가, 다른 어떤 여성보다도 나를 많이 변화시킨 네가 방황하고 오다니

    네가 죽었을 때 우리는 놀랐다. 아니, 너의 강한 죽음이

    그때까지의 것들을 그때 이후의 것들과 갈라놓았을 때.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었고, 이를 이해하는 건

    이제 우리 모두의 과제가 되겠지.”


    그녀가 무수히 여러 번 알몸으로 거울 앞에서 자신을 그린 누드화는 오로지 자신을 찾고자 했던 ‘자아 찾기 여행’의 또 다른 흔적이었다. 그녀의 누드 자화상을 볼 때마다 나는 과연 나를 찾는 노력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자연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 자신의 지각이 중요할 뿐이다.“

    - 파울라 모더존-베커


    호박목걸이를 한 반신 누드 자화상, 1906, 마분지에 오일 템페라 62.2cmx48.2cm


    --

    1 라이너 슈탐 지음, 안미람 옮김, 『짧지만 화려한 축제』, 솔출판사 1990


    2019.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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