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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그림

    하지만, 하지만 우리의 할머니

    2018-06-04

    하지만, 하지만 우리의 할머니

    - 카르멘 헤레라


    이소영(아트메신저)


    사노 요코(Sano Yoko)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라는 동화를 잘 알 것이다.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가 할머니에게 낚시를 가자고 하면 하지만 할머니는 늘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난 늙은 할머니인걸.”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는 자신의 99세 생일을 위해 케이크를 만들고, 고양이에게 초 99개를 사오라고 시킨다. 서두르던 고양이는 그만 냇가에 초를 빠트리고 5개만 가지고 온다. 어쩔 수 없이 5개의 초만 꽂은 할머니는 마치 다섯살이 된 기분이라며 좋아한다. 그때부터 할머니는 냇물을 껑충 뛰어오르고, 고양이와 즐겁게 낚시도 가며 “난 다섯살이야. 다섯살이 되니 새가 된 것 같아!”라고 말한다.


    아주 빠르고 당황스러운 전개에 웃음이 나던 이 책은 전형적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가장 중요한 주제를 던진다. 바로 ‘물리적인 나이’와 ‘정신적인 나이’다.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의 나이는 99세였지만, 정신적 나이가 5세가 된 이후부터 그녀는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


    요즘 여러 할머니들이 인기다. 젊은이들에게 삶의 통찰을 예리하게 날리는 동화 작가 사노 요코를 비롯해 98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 도요, 70세가 넘어서 처음 그림을 그린 뒤 미국의 국민화가가 된 ‘그랜드 마 모지스’...


    사람들이 이토록 할머니 창작자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훗날 꿀 꿈들을 먼저 이뤘기 때문일 것이다. 십대를 벗어난 우리는 이십대가 되면서 반복적으로 실패를 맛본다. 마치 실패를 경험하기 위해 사는 것같이 느껴지는 날도 많다. 대학입시를 시작으로 취업 실패,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도 늘 언제 잘릴지 조마조마한 삶, 내가 삶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나를 선택해야 안온해진다는 이 묘하게 기분 나쁨이 우리의 일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무릎에는 딱지가 생기고, 발바닥은 점점 두꺼워진다. 그렇게 살다보면 마치 우리의 삶은 30대 40대 50대가 지나면 모두 소모되어 사라져버릴 것만 같다. 그럴 때 가끔 당찬 할머니들이 등장한다.

    ‘나 좀 봐 나는 70세가 넘어서 처음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이렇게 행복했단다.’

    ‘나는 90세가 넘어도 시 때문에 살 수 있었어!’


    'Costa del Sol'(2015)


    그들은 우리가 생각한 인생보다 훨씬 더 먼 곳에서 매일 무엇인가를 창작하고, 표현하며 살아있음을 기록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보며 더 많은 시련이 있어도 용기를 얻고 나아갈 힘을 재생산한다. 여기 104세가 되어도 여전히 예리한 각의 추상작업을 하는 할머니 화가가 있다. 카르멘 헤레라(Carmen Herrera, 1915~ )는 2016년 뉴욕의 ‘휘트니 뮤지엄’에서 회고전을 하며 기하학적 차가운 추상을 이끈 화가라는 미술사적 평가를 받았고, 리슨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며 알려졌다. 쿠바 출신인 그녀는 여전히 뉴욕에서 활동하며, 올해 한국 나이로 104세다.


    'Untitled'(1948)


    쿠바에서 기자인 아버지 아래에서 태어나 공부를 하기 위해 파리로 여행을 한 그녀는, 하바나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후 영어를 가르쳐주던 ‘제시 로웬탈’이라는 뉴욕 청년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한다. 그후 그녀는 뉴욕의 맨하탄으로 이사했고, 계속 작업을 했다. 평생토록 추상 작업에 전념했는데, 90세가 넘은 2000년대 초반에 작품이 팔리고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90세인 2004년에 첫 작품을 팔았다.) 늘 그녀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응원해주던 남편은 그녀의 작품이 팔리기 전인 2000년도에 세상을 떠났다. 추상 회화의 대가인 ‘바넷 뉴먼’과도 친한 동료였지만 여자이고, 쿠바 출신이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 탓에 주목받기가 쉽지 않았다. 심지어 한 갤러리 오너는 그녀가 여자이기 때문에 기회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는데 그 오너 역시 여자인지라 카르멘 헤레라에게는 큰 상처였다고 한다. 하지만 카르멘 헤레라는 미술계의 오랜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뉴욕의 다락방이 있는 작업실에서 50년간 작업을 한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슬럼프를 겪어본 적이 없고, 그래서 그 질문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슨 갤러리 전시 모습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아도 매일 아침 일어나 완벽한 선과 비율을 찾으며 보낸 그녀의 수많은 아침을 생각해본다. 그 긴 세월을 어떤 힘과 열정으로 지냈을까? 세상이 주는 칭찬은 받지 못해도, 자기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자기 자신을 끝없이 응원하며 견뎌온 작업의 시간들이 감동스럽다. 자신의 작업에 대해 많은 말을 하지 않는 그녀이지만, 『아트 데일리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대목은 그녀의 작품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열쇠다. “우리가 사는 이 혼돈 속에서 저는 질서를 지키고 싶어요.”1

    그리고 동시에 이런 말을 한다.

    “장수의 비결에는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세요. 그리고 매일 하세요. 그것이 내가 하는 것입니다.”


    파리에서 카르멘 헤라라와 남편


    반복되는 패배감에 노출되어 마음이 습자지처럼 얇아져 있을 때면, 창작자 할머니들을 떠올리자. 그녀들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오직 하나다. 삶은 길고 힘들다. 하지만 좋아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그러니 즐겁게 놀다 가자!


    1 2017.1월 아트데일리(Art daily)인터뷰 중


    2018. 6. 4


    * 작품 출처 https://www.lisson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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