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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요일의 선택 -

    시노래

    꽃 피고, 꽃 지고

    2018-05-14

    꽃 피고, 꽃 지고


    송종원(문학평론가, 서울예대 교수)


    Ah Choo


    널 보면 재채기가 나올 것 같아


    너만 보면 해주고픈 얘기가 참 많아


    나의 입술이


    너무 간지러워 참기가 힘들어


    Ah Choo


    내 맘에 꽃가루가 떠다니나봐


    널 위해서 해주고픈 일들이 참 많아


    -러블리즈 「Ah Choo」


    멀리서 그 사람이 보이면 피했다. 간혹 마주쳐도 애써 눈을 쳐다보지 않고 인사를 나누었다. 눈이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들킬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피치 못하게 그 사람과 같이 있을 상황이 되었을 때는 턱에 힘을 주고 입을 다물었다. 사실, 힘을 준 건 턱만이 아니라 온몸이었다. 몸에서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이 새어나올까 안절부절못했다.

    멈출 수 없고, 감출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가령, 생각만 해도 좋은 것들은 우리의 얼굴 근육을 마음대로 움직여 미소를 띠게 하고 절로 그리운 표정을 짓게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내가 어떤 존재나 사건 앞에서 멈출 수 없는 심정과 감출 수 없는 동요를 느낄 때, 나도 모르던 자신의 모습을 만나게 되는 순간이 펼쳐진다. 사실 시는 그 어쩔 수 없는 순간의 기록이다.


    조팝꽃이 피면 기침이 오지


    오래된 내 몸뚱이의 관습


    그맘때 한 이별이 있었지


    허리를 쥐며느리처럼이나 굽히고


    쇤 기침을 쏟고 나면 이른 노을이 잔칫집 같았지


    - 장석남 「꽃차례」(『빰에 서쪽을 빛내다』, 창비 2010)


    열살이 된 조카아이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어떤 여자아이 이름만 나오면 딴 짓을 하고 애써 침묵을 지킨다. 부끄러운 무언가를 들킨 듯 얼굴이 발그레해지기도 한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자니 턱이 아팠다. 그 사람 앞에서 마음을 들킬까 입을 앙하고 다물었던 날들의 기억이 갑자기 휘몰아쳤다. 그러자 등이 데인 듯 뜨거워졌다. 내 마음을 뜨겁게 하던 불길이 봄날의 꽃들처럼 어느 날 피고 어느 날에 졌던 것인데, 그 불길이 오랜 시간 세상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불현듯 등 뒤로 다가와 나를 건드리고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반가웠다. 내 목소리가 낯설게 중얼거렸다. 영영은 아니겠지. 아닐 거야. 아니었으면 좋겠어. 이별의 처음은 슬프지만, 다시 반복할 수 없는 이별에 비하면 그 슬픔은 견딜 만한 것이지 않을까.


    2018.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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